[글로벌이코노믹 민철 기자] “아직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적극적인 ‘기업 소통 행보’에 대한 재계 관계자의 말이다.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가 ‘경제활력’에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모습이다. ‘2기 경제팀’을 향해 기업 소통을 당부한 문 대통령은 연초부터 적극적인 경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경제계 인사를 초청해 신년회를 가진 문 대통령은 새해 첫 현장 일정으로 혁신 창업회사를 찾았다. 또 7일엔 중소벤처 기업인들과의 소통 자리를 마련했고 15일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10대 대기업 총수를 비롯한 130여 명의 기업인을 초청해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정부의 정책 기조를 가늠하는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서도 ‘경제활력’에 정책 집중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 우리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가 기업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 것은 경제활력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경제가 악화일로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는 의지 표출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현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국정 최우선과제로 추진해 왔음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백수’는 최고치로 늘어났다. 그동안 수출 주력업종이었던 반도체산업마저 휘청거리고 있고,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투자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돼 내수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는 상태다. 결국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로 평가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기업도 위기상황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 강행, 강도 높은 지배구조 개편 요구 등으로 기업 경영 투자환경은 급격히 위축됐고, 게다가 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 불확실성 증대로 기업은 안팎으로 곤궁에 놓여 있다. 결국 기업의 활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기업 정책의 틀을 짜지 않고는 고용‧투자‧내수진작 등 선순환을 이끌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럼에도 아무런 변화도 없이 국가 경제에 암운이 드리운 시점에서 ‘기업 소통’에 나서겠다고 하는 정부의 외침은 "여건이 어려우니 기업이 도와달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대기업이 ‘악의 축’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경제 주체가 춤을 출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호응해줘야 한다. 한 손바닥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듯,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기업을 정부가 ‘동반자’로 인식하고 손을 잡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고용감소, 투자 위축, 내수 부진 등 3각 파고를 돌파할 수 있고, 정부와 기업이 서로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