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의 상품매출은 40%에 육박한다. 그 중에서 유한양행의 상품매출 비중이 국내 제약사 중에 가장 높다. 마진은 수입 프리미엄이다. 원가와 물류비 등만 부담하면 웃돈을 붙여 이문을 남길 수 있어서다. 제약사들의 상품매출이 늘어난다는 건 손 안 대고 코를 푸는 일이 많아진다는 반증이다. 잘 팔리는 제품의 경우 뒷짐만 지고도 큰돈을 만질 수 있다. 굳이 연구개발을 통해 어렵게 생산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비난은 감수해야 한다. 그러면에서 상품매출이 가장 많았던 유한양행은 제약업계에서 늘 서자 취급을 받았다. 업계 1위 제약사의 위엄은 땅에 곤두박질 쳤고, 유한양행 또한 고개를 제대로 들고 다니지 못했다.
지난 7일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자체개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신약후보 물질을 7억8500만 달러(약8808억원)에 기술 이전했다. 계약금만 1500만 달러(약168억원)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해부터 총 3건의 기술수출을 성공시켰다. 계약금만 6565만달러(약 720억원)이고 제품화에 성공하면 19억7500만달러(약2조2000억원)을 벌게 된다. 지난해 유한양행 매출 1조4622억원의 2배다.
오너십 없고, R&D투자에 인색한 회사라는 유한양행의 기업 평판이 기술수출 한 방으로 깨끗해졌다.
김혜림 기자 hr07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