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1일 기금운영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180640]에 대해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 방법으로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매매 규정 따르기로 했다.
기금운용위는 또 한진칼을 '중점 관리대상'으로 지정해 적극적인 수탁자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그동안 관심을 모았던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보류하기로했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결정이 엇갈린 배경에는 10%룰(단기 매매차익 반환)이 영향을 미쳤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대한항공에 대해 경영 참여를 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 대해 "스튜어드 십 코드 운영의 근본적 목적은 기금의 수익성"이라며 "사안이 더 악화된다면 단기매매 수익을 포기하면서도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겠지만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진칼이 대한항공[003490]의 지주회사인 점을 감안할 때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는 직 간접적으로 대한항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최근 마련한 '국내주식 수탁자책임 활동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적극적 주주권 행사의 기준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경영진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나 횡령·배임 등 중점관리 안건에 2회 이상 반대의결권을 행사했는데도 개선하지 않을 때 공개서한 발송에서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 행사까지 단계적으로 압박수위를 높여나간다.
둘째는 내부 경영 관련이 아니라도 사주 갑질,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이슈로 예상치 못한 사회적 우려를 낳은 기업에 대해서도 주주권을 행사한다.
국민연금이 경영 사안이 아닌 사회문제로 기업가치를 훼손하거나 주주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투자기업에 주주권 행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원초적인 이유는 주주가치와 기금의 장기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맡은 수탁자로서 연금의 주인인 국민들에게 보다 많은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경영자의 일탈행위가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주가하락으로 국민연금 가입자들에게 손실를 준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는 연금이 우리보다 훨씬 강도높은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 연금 사회주의라고 비판하는 여론이 없지 않다. 소유주식의 지분 범위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를 사회주의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정부나 정치권력의 입김에 따라 기업이 좌지우지된다는 우려는 나올 수 있다.
이러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연금과 기금운용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스튜어드 십 코드를 도입한 문재인 대통령의 선한 의도가 충분히 발휘되기위해서라도 정치적 독립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주주권 행사가 많아 질 때를 대비하여 국민연금과 기금운용위원회에 정치적 독립성을 부여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 적어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도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해 주어야한다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