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10년 전 이미 줬어야 할 암진단 보험금을 현재까지도 고객에게 지급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고 심지어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1위임에도 '암 입원보험금 지급수용률'이 업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10대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총 민원건수가 늘어난 가운데 삼성생명에 대한 민원이 24.5%로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2019년부터 출시되는 암보험 상품에 대해 암 진단만 받으면 요양병원에서도 입원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암보험 약관 개선안을 지난해 9월 내놨다.
문제는 기존 암보험 가입자에게는 이러한 개선안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개선안은 지난달부터 판매된 새 암보험 상품 가입자에 적용되고, 기존 암보험 가입자들에게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다.
기존 암보험 가입자들은 약관대로 보험금을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요양병원 입원비 관련 분쟁이 많은데 가입자들은 요양병원에서의 입원 치료도 암 직접치료의 과정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보험사들은 요양병원에서의 암 치료행위는 암보험 약관에서 보장하는 ‘암의 직접치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
금감원이 암보험 약관 개선안을 발표하고, 보험사들이 이 개선안에 맞춰 신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것은 기존 보험 약관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인데 모호한 약관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구제수단은 없는 형국이다.
소비자는 암에 대한 입원 치료는 당연히 어떤 것이든 보장받을 수 있다고 믿고 보험에 가입했을 것이다. 과연 가입자들이 보험에 처음 가입했을 때 보험사로부터 요양병원에서의 입원 치료는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을까.
새로 암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요양병원 치료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한 것은 잘 된 일이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은 기존 암보험 가입자들과의 분쟁을 해결하는 것임을 보험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삼성생명은 업계 1위라는 명성에 걸맞게 고객과의 민원과 분쟁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보라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