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가져온 결과는 무엇일까?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하여 그 결과를 엿볼 수 있다. 3차 산업 혁명으로 인해 2000년대 포춘 500대 기업 중 50% 이상이 사라졌다. 세계 필름 시장의 90%를 점유하던 코탁(Kodak)도, 휴대폰 시장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키던 노키야 (Nokia)도 그 외 블록버스터, 모토롤라, 야후 등의 회사가 모두 몰락했다. 위에서 언급된 기업들은 말처럼 빠른 변화의 물결에 휩쓸려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렇다면 조직의 변화를 이끌고 관리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 진정한 변화가 시작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사람의 의지력이라고 많은 사람이 말한다. 1900년도 중후반의 자기계발 도서들을 살펴보아도 개인의 열정과 의지력 등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로 가득하다. 그러나 개인의 의지력은 우리가 생각한 것 만큼의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매년 새해가 되면 우리는 영어, 독서, 운동에 대한 새로운 다짐을 끊임없이 하지만 어느샌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지 않는가? 하물며 더 범위가 큰 조직을 변화시키는 데 의지력이 얼마나 그 힘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일 수밖에 없다.
두번째, 조직의 변화를 위해서는 변화를 돕는 환경을 설계하고 조성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역사학자 윌 듀렌트는 40년간의 역사 연구를 통해 가장 위대했던 큰 인물들을 분석한 후 역사란 영웅이 남긴 결과물이 아니라 상황의 산물이 바로 영웅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영웅을 탄생시킨 것은 한 사람의 명석함이나 타고난 성향이 아니라 끊임없이 영웅의 모든 잠재력을 요구했던 환경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사람은 변화할 수도 변화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렇게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에 맞게 직원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곧 올바른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이 많은 기업이 '조직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결국 변화를 위해 필요한 올바른 환경, 즉 조직문화가 없다면 조직은 변화를 이끌 수 없을 것이다.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