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그들은 ‘최저임금 1만원’이 현실이 아닌 구호로 존재하는 세상을 더 오래 살아낼 수 있을 만큼 윤택한 삶을 살아왔을까. 지난해 OECD가 발표한 2017년 ‘더 나은 삶의 지수(Better Life Index·이하 BLI)’를 살펴보면 ‘그렇다’는 대답은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영역별 순위를 살펴보면 한국 노동자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낮은 소득(23위)에 허덕이며 일과 삶의 균형(34위)이 무너진 삶을 산다. 건강(35위)을 챙길 시간이 없다. 삶의 만족도(30위)가 높을 리 없다. 팍팍한 삶의 고통을 나눌 공동체(38위)도 마땅히 없다.
복지국가 스웨덴의 초석을 다진 알빈 한손 총리는 좋은 가정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며 도와준다고 말했다. 돈은 못 벌어오고 밥만 먹는다고 나이든 부모를 굶기거나, 돈을 벌기 위해 아이를 학교 대신 아동노동의 현장으로 내모는 가정은 나쁜 가정이란 뜻이다. 이 집의 규모를 확장하면 국가가 된다. 그가 말한 ‘국민의 집’이다. 그곳에는 사업가와 자본가도 살지만 노동자도 산다.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