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 주주는 “지금 삼성 반도체가 중국 추격에 맞서 ‘초격차’를 유지할 실력이 있는가”라며 최근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국 반도체 위기설(說)을 그대로 전했다. 주식이 50분의 1로 액면분할돼 ‘국민주’가 된 삼성전자의 실적하락은 ‘국민경제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했다. 이에 김기남 대표이사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범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최선을 다해 혁신하겠다”며 주주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위기론은 조금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이 주춤하기 직전 실적이 워낙 초호황이라 상대적으로 시장둔화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일 뿐”이라며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도 아니라 ‘위기’라고까지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에서 불거진 위기설(說)을 비웃기라도 하듯 한국 반도체의 압도적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삼성과 하이닉스가 잇따라 세계 최초로 내놓은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두고 업계에서는 ‘경쟁업체 기술보다 몇 년은 앞서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지난해 발간한 그의 저서 <초격차>에서 "압도적이지 않으면 제아무리 1등이라도 한순간에 무너진다. 부단히 변신한다면 초격차라는 압도적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오랜 세월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최강자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여전히 변신 중에 있고 매번 시장의 역사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금의 초격차가 유지되는 한, 우리의 반도체는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는다.
오만학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