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보험사들이 판매하던 치매보험은 중증치매만 보장됐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치매환자는 경증으로 분류된다. 2016년 임상치매평가척도(CDR) 기준으로 중증치매 환자는 전체 환자의 2.1%에 불과했다. 치매보험금 지급건수 또한 2017년 기준 752만6000건 중 2860건으로 0.04% 수준에 그쳤다.
한화생명이 지난 1월 출시한 ‘간병비 걱정없는 치매보험’은 3개월 만에 16만건을 넘는 가입 실적을 올렸다. 삼성생명 ‘종합간병보험 행복한 동행’도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수 4만2000건을 기록했다.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1월 치매보험 판매를 시작해 각각 약 4만명, 3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그러나 약관의 보험금 지급사유를 보면 CT, MRI, 뇌파검사, 뇌척수검사 등을 기초로 한 의사의 치매진단을 함께 받아야 한다. 경증치매의 경우 뇌영상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해 가입자들이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다.
‘뇌영상검사 등을 기초로 한’이라는 문구를 두고 손보업계는 ‘뇌영상검사상 이상소견’이라면서 경증치매도 CDR 점수와 뇌영상검사 상으로 객관적인 소견이 나와야 한다고 해석했다.
결국 금융당국은 지난달 28일 ‘치매보험 가입 주의보’를 내리고 치매보험 가입시 경증치매 진단 기준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로 소비자 주의 사항을 안내했다.
암보험 또한 약관에 대한 해석 차이로 보험사와 소비자 간 분쟁이 진행 중이다. 암보험 약관은 암의 직접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한 경우에만 입원비를 지급한다고 했는데 직접치료라는 표현이 어떤 치료행위를 의미하는지에 대한 명시가 없어 보험사와 가입자들 간 해석을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했다. 당시 암보험 가입자는 암에 대한 입원 치료는 어떤 것이든 보장받을 수 있다고 믿고 보험에 가입했을 것이다.
경증치매 보험 가입자 또한 후에 보험사와 분쟁을 겪는 일이 없도록 보험사와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를 막는 일이 시급하다.
이보라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