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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획부동산의 유혹 '대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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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획부동산의 유혹 '대박'은 없다

어느날 뜬금없이 걸려온 전화기에서 '사장님(사모님), 좋은 땅 있는데 한번 사 보실래요'라는 친절한(?) 안내 전화를 받아본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요즘은 인터넷이나 휴대폰으로 '좋은 땅을 사라'는 권유성 블로그 광고나 문자를 자주 접하기도 한다.

이른바 기획부동산 업체에서 보내는 전화이거나 블로그이다. 어느 지역이 재개발돼 대상지뿐 아니라 인근지역이 개발 수혜를 입어 조만간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좋은 땅'이 있으니 차익을 노린 부동산투자를 하라는 유혹인 셈이다.
최근 경기도 성남 금토동 '제3판교 테크노밸리'의 개발호재를 빌미로 개발지와 멀리 떨어진 '금토동 산 73번지 일대의 땅'을 기획부동산 업체의 감언이설에 속아 시세보다 몇배 더 비싼 거래가로 샀다가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부동산 대박을 꿈꾸는 소액투자자들이 기획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좋은 먹잇감'으로 전락한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왜 '개발호재'라는 말 한마디에 해당 토지의 실거래가는커녕 정확한 지적조차 확인하지 않고 성남 금토동 산꼭대기 같은 '쓸모없는 땅'에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일까.
문제의 땅은 해발 500m나 되는 산꼭대기 일대라는 점에서 '개발호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이다.

경기가 침체한데다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은 국내 경제 상황에서 '많지 않은 여윳돈'을 가진 서민들은 돈을 일시에 불릴 수 있는 '대박 투자처'에 목말라한다. 이같은 '욕망의 불'에 기획부동산업자들이 '개발 호재' 과대광고로 기름을 끼얹는다.

실제로 성남시 금토동 73번지 땅을 쪼개기식으로 사서 피해를 입은 사람의 수만 3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 이들은 여전히 '인근에 개발 호재가 있으니 내가 사놓은 땅도 언젠가는 오르겠지'라는 허상을 품고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있을 것이다.

기획부동산 업체에 속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은 것은 1차로 중개업자들의 과대광고이지만 '부동산 대박'을 좇는 수요자의 부화뇌동 책임도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선택은 자유이지만 합리적 투자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원칙, 즉 돈을 던질 그 실체를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합리적 행동을 방해하는 '불타는 치부의 욕망'부터 차갑게 꺼두어야 한다.


오은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esta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