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을 오래 사용하지 않다보니 어디에 두었는지 찾을 길이 막막했다. 한참을 찾다 포기하고 통장을 재발급 받기로 결정했다. 며칠 뒤 은행에 들러 재발급을 신청했다. 나름 주거래은행이라고 생각했던 곳이었다.
난감해하고 있던 사이 은행 직원이 구원의 손길을 건넸다.
“됐구나.”
퇴근 후에 다시 은행에 와야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겠구나 생각하면서 수수료를 이체하고 모든 처리를 끝마쳤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그 직원은 “고객님 저희 은행과 거래가 많이 없으시네요”라며 “xx저축이 다른은행에 있으시네요. 저희 은행으로 옮기시는 건 어떠세요?”라고 물어왔다.
“아니에요 저 여기 거래 많이 해요”라고 답을 하다 문득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저 직원은 어떻게 내가 다른 은행에 가입한 사실을 알고 있지. 통장 재발급이 다른 은행의 거래내역까지 조회해야 하는 중대한 업무인가? 재발급 서류 작성 중에 싸인을 했는데 거기에 이런 내용을 동의한다는 것도 있었나?”
복잡한 심경에 사로잡혔다. 요즘 나의 정보는 이미 나의 정보가 아니라지만, 고객을 한명이라도 확보하겠다는 직원의 열정은 이해하지만 찝찝한 마음은 가시질 않았다. 은행에 문의를 해봤다. ‘조회를 할 수는 있지만 조회를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는 답변이었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