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가 깐깐해진 이유는 지난해 외감법과 자본시장법, 공인회계사법, 회계감사기준의 일부를 개정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물 감사'라는 오명을 씻고, 자본시장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문제는 기업이 제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비적정 감사의견 제시 건수는 전년보다 대비 크게 증가했다.
최근 회계 감사가 크게 이슈가 된 건 아시아나 항공 사태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대기업집단 중에는 이례적으로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의 '한정' 감사의견을 받았기 때문이다. 회계 쇼크는 일부 부실기업에만 국한된 일이라 여겼던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음모설과 악성 루머도 돌았다. 그만큼 감사인의 '한정'의견의 위력을 미처 몰랐기 때문이다.
웅진에너지㈜의 신용등급은 올해 B+에서 B-로 하향조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웅진에너지㈜의 감사의견이 의견거절로 문제가 생겼다.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해 웅진에너지는 사채 원금과 이자 일부를 상환하지 못했다. 또다시 신용평가사는 웅진에너지㈜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하향했다.
최근 규제환경의 변화는 회계 투명성을 높이고, 중장기 재무제표 신뢰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신용평가 측면에서도 깐깐하게 볼 수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하지만 이처럼 기업들이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대란이 될 수 있어 우려된다. 기업들이 재무제표 신뢰도를 높이고, 깐깐해진 감사에 적응하기 위해선 기업의 회계정책과 재무정책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