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범정부 차원의 '제2 벤처붐 확산전략'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진 이날 회의에서 기술보증기금(기보)은 6개 시중은행과 '예비 유니콘기업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중소·벤처 기업인들은 박 장관의 의욕적인 행보에 기대와 함께 의구심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사를 나온 중진공 관계자가 "심사를 해보니 기술은 좋은데 재무제표 등 신용이 안 좋아 담보나 연대보증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이 기업은 몇 년 전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교통 신기술' 지정을 받은 기술업체다.건설교통 신기술은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신기술로 특허보다 취득이 어렵고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진공의 안전판 요구에 회사 대표는 "담보나 연대보증을 설 사람이 있으면 뭐하러 굳이 중진공에 운영자금을 신청했겠느냐"고 반문하며 "기술자금이면서도 기술을 평가하기보단 재무제표 등 수치만 보고 판단하는 모습에 실망했다"고 탄식했다.
'기술은 좋은데 담보가 필요하다'는 말이 과연 기술의 미래가치를 보고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중소·벤처기업 지원 정책자금의 집행 실무자가 할 말인지 의아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엔젤투자자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제 창업해 성공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라고 한다.
창업 경험이 있는 창업가가 이 기업을 심사했다면 현재 시장은 크지 않지만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큰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이 신기술기업 가치를 어떻게 평가했을지 사뭇 궁금하다.
민간 주도로 조성된 미국 창업 생태계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앞장서 키워가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부 주도로 정책자금 집행 등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일선 실무자들이 자신의 실적과 무사안일을 위해 소극적으로 임하는 것은 아닌지 씁쓸하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