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의 포문을 연 이는 월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다.
로스 장관은 미국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통화 보조금'(currency subsidies)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해외 수출국들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로스 장관은 이성명에서 " 세계의 어떤 나라도 미국 노동자들과 기업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데 통화 환율 정책을 쓰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사실상의 환율전쟁 선전 포고로 받아들여지고있다.
상계관세(相計關稅)란 영어로 Countervailing duties 또는 Anti-subsidy duties로 표기한다.
외국의 공급자가 공급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또는 장려금을 지급받아 수출경쟁력이 높아진 물품이 수입됨으로 인하여 국내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그 보조금 범위 내에서 상계관세를 부과함으로써 국내산업이 공정경쟁을 도모하고 관련 국내산업을 보호하는 제도이다.
WTO는 수출국에서 지원한 보조금을 상쇄하도록 상계관세 부과를 인정하고 있다.
상계관세는 기본관세 외에 해당상품에 지급되는 장려금이나 보조금만큼 더해져 산정되며, 부과요건은 생산 및 수출에 직.간접적으로 장려금·보조금을 받는 수입품, 이러한 수입품에 의해 국내산업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다.
이번 미국 로스 상무장관의 발언은 환율 상승분을 정부의 부당한 보조금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일찍이 그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것이다.
미국은 2002년 11월 마이크론 등이 2000년 하이닉스의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회사채 신속 인수제도를 통해 현대전자의 회사채를 인수한 것이 세계무역기구 즉 WTO 보조금협정에 위배된다며 하이닉스 제품에 대해 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하라고 요구하였다. 이로 조치로 2003년 ~ 2011년까지 8년 동안 하이닉스 제품에 대하여 상계 관세가 부과됐다.
미국은 2012년 중국 정부의 태양광 제품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을 문제삼아 15~16%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와 함께 수입 제품들에 대한 수출국 보조금 지원 여부와 그 규모를 조사, 판정해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번 미국 상무부의 환율 상계관세 발표는 미중 무역 전쟁의 와중에 나왔다.
로스장관의 발언은 중국 위안화의 환율 상승을 무역전쟁 차원에서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환율은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벌여온 주요의제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의 위안화 가치 하락을 문제 삼아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최근 우리나라 원화 환율이 크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원화 환율은 최근 한 달간 4% 이상 올라 달러당 1200원 목전까지 갔다.
미국의 환율전쟁이 한국 원화에도 밀어 닥칠 수 있다.
로스 상무 장관은 파산위기에 처한 기업을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거쳐 되팔아 거대한 수익을 내는 월가의 대표적인 기업사냥꾼 출신이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에서 큰 돈을 벌었다.
1970년대 후반 글로벌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들어가면서 금융계에 입문한 로스는 24년간 이 회사에서 재직하면서 파산·구조조정 부문을 이끌다 회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외환위기가 터진 뒤 한국에 드나들면서 매물을 찾다가 1997년 12월 도산한 재계 12위 한라그룹을 첫 사냥감으로 삼았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층을 만나 1998년 3월 '로스차일드 프로그램'을 제시, 한라시멘트와 만도기계, 한라중공업, 한라엔지니어링 등 주요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에 참여했다.
로스 회장은 2000년 자기 이름을 딴 사모펀드 'WL 로스 & 컴퍼니'를 차려 한국시장을 누볐다.
그해 한국 정부로 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