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대치쌍용2차 재건축조합은 최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과 상근이사 해임을 결정했다. 최고 5억 원의 부담금을 내야 하는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지자, 결국 그 책임을 과거 조합 집행부에 지우고, 재건축사업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재건축 중단 목소리는 압구정에서도 빗발치고 있다. 압구정3구역은 최근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소유주 91%가 재건축 잠정 중단에 찬성표를 던졌다. 각종 규제 탓에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될 때까지는 추진위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 소유주들의 입장이다.
이미 정부가 규제할 만큼 했는데도 서울 집값이 기대치만큼 잡히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수요가 많은 탓이다. 수요만 잡으려는 정부 정책이 또다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 ‘시장이 정책을 이긴다’는 신호를 줌으로써 자칫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재건축사업을 막겠다면 서울 내 신규주택 공급방안도 함께 제시해야 할 것이다. 대안 없는 규제 일변도 정책은 부동산시장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과거의 교훈을 간과해선 안된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