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수 전자정보인협회 회장은 지난달 초 본지 인터뷰에서 부품산업 육성의 중요성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50여 년 동안 전자산업 분야에 몸담아 온 전자정보산업 업계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나 회장 외에도 수많은 업계 원로들이 부품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부품산업을 외면해온 결과가 참사를 불러 일으켰다는 얘기다. 특히 여러 원로들의 경고에도 부품소재를 적극 육성하지 않았던 정부로서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소 잃고도 외양간 고치려는 의지가 정부에게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충분히 예상한 만큼 잘 대응 하겠다’는 변명만 있을 뿐 일본에 의존하는 무역구조를 바꾸려는 근원적 처방이 없다.
일본은 이미 제2, 제3의 수출규제 품목을 준비하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정부가 기업의 자립기반을 닦아주지 못해 우리 기업들이 대외 리스크에 가슴 졸이는 구조가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는 건지 답답할 따름이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