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소득 주도 경제성장(소주성)’을 내세우며 최저임금 인상 등 친노동자 정책을 펴고 있다. 이는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기업에는 치명적인 정책이다. 이러다 보니 소주성은 고용창출로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달 실업자는 113만7000명으로 1999년 6월(148만9000명) 이후 20년 만에 가장 많았다. 청년실업률도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1%보다 높은 10.4%까지 치솟았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가 낙제 수준인데 여기에 경제성장률을 더하면 정부 경제정책 성적표는 ‘D'다. 우리 경제성장률은 2017년 3.1%에서 지난해 2.7%로 후퇴했다. 올해 수정 성장 전망치는 잘 해야 2% 초반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문재인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3국 중재를 거부하는 등 일본과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정부가 강점기 당시 징용자에 대한 보상을 일본에 요구하자 일본이 이달 초 일부 필수 소재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우리는 강대국과의 대립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치명적인 지를 이미 경험했다. 국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설치에 대한 2017년 중국 정부의 경제보복이 그것이다. 우리 기업과 경제가 받는 타격으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중국으로 날아가 경제보복 조치를 완화해 달라 하지 않았는가.
일본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본은 2000년대 중반 중국에 주요 2개국(G2) 자리를 내줬지만 명실상부한 세계 3위 경제대국이다. 우리와의 교역에서도 중국, 미국에 이어 3위이다. 한국 입장에서 일본은 5대 수출국이면서 3위 수입국이다.
주로 가공무역인 우리나라가 일본에 의존하는 정도가 어느 수준인 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금은 냉정해져야 한다. 역사적인 피해의식으로 감정을 내세워서는 우리에게 이로울 게 없다.
진정 용기 있는 장수는 ‘나아갈 때와 물러나야 할 때’를 안다고 했다. 신념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는 것도 좋지만 국익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게다.
이대로 가면 우리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넘어, 30년도 갈 수 있다는 국민 목소리를 귓등으로 흘려보내 서는 안될 것이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