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국민연금 등 기관의 스튜어드십 코드 (stewardship code) 도입으로 국내 금융사들도 투자자 등을 위해 ESG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외화조달에 나선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도 지난해 말부터 ESG 외화채를 발행하고 있다. 앞서 수출입은행은 2013년 해외에서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그린본드(녹색채권)를 발행한 데 이어 산업은행은 지난해 5월 3천억 원 규모의 원화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그린본드는 신재생에너지 등의 친환경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그러나 ESG 투자가 안착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그린본드의 사용목적이 친환경에 부합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표준화된 지표가 없고, 시장에서는 통일된 기준과 정보기관 자료의 상관관계도 낮아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현재 한국거래소의 기업지배구조 공시제도에서는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규모의 기업에 대해 지배구조 공시를 의무화 했지만 비재무적 정보제공이 자율항목이다 보니 기업들이 유리한 정보만 선별해서 공개하는 사례가 있다. 더구나 기업들이 선택하는 프로젝트가 이에 위반된다고 해서 제재를 가할 수도 없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녹색채권은 자금·프로젝트 사후 관리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기 때문에 녹색 채권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와 금융기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비영리 국제단체 세계 자연기금(WWF)처럼 신뢰할 수 있으며 보편적인 녹색채권 표준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친환경 정책과 기업의 사회공헌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녹색채권의 투자 매력이 지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권의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