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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이렇게 사소한 것까지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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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이렇게 사소한 것까지 가르쳐야

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수석컨설턴트이미지 확대보기
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수석컨설턴트
평소 알고 지내던 사업부장님께 연락이 왔다. 부서원들에게 기본적인 이메일 작성법에 대해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다'라고 느꼈던 실제 이메일 작성 건을 사전에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어떤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는지 확인하고, 현재 부서원들의 수준에 따라 교육을 준비하기 위해서. 받아본 메일들은 형편없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기본기가 없어 보였다.

우리는 업무 중 상대방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따라 '일을 잘한다, 못한다'를 이야기한다. 특히 이메일, 기획서 등의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은 대충 넘어갈 수 있는 비언어적 요소(표정, 몸짓, 어투 등)가 없고, 명확하게 사물로서 남아있기 때문에 그 사람의 업무 능력을 파악하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비즈니스 문서의 구성 요소를 형식과 내용으로 나누어 보자. 형식은 작성자, 혹은 작성자의 일하는 방식을 볼 수 있다. 형식은 조직의 관습과 문화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비즈니스 문서는 그 조직의 수준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내용은 작성자의 논리력, 문제해결력을 보여준다. 당면해 있는 비즈니스 현안과 고객에 대해서 작성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려고 하는지 볼 수 있다.

처음에 '한 부서'라는 교육 대상이 어렵게 다가왔다. 신입사원 교육이라면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텐데, 신입부터 경력 10년이 넘는 부서원이 함께 있는 경우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메일 작성법 강의를 할 예정이라고 했을 때, 주위에서 '그렇게 사소한 것까지 알려주어야 하는가'라는 반응이었으나, 그럴수록 나는 '기본'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메일 작성 순서부터, 첨부, 수신자 설정은 어떻게 하는지와 좋은 제목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했다. 본문의 구조와 인사말과 마무리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았다. 내용은 단순히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 내가 받았던 이메일 예시들을 조별로 재작성하도록 실습하고, 이후 피드백 했다. 이어서 꼭 한 번 마지막에 다시 읽어볼 것을 강조했다. 맞춤법, 폰트, 가독성 등을 점검하고, 독자 입장에서 이 글이 타당한지, 설득력 있는지 살펴보도록.

교육 후 피드백을 통해 내가 어렴풋이 갖고 있던 생각이 맞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회사 다니면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알았다면 지금까지 수 많은 실수들을 줄일 수 있었을텐데' '교육 하루 만에 문제 많던 직원 이메일 작성이 개선되었다'

이메일 작성 법은 ‘사소한 것’일수 있다. 그런데, 이 사소한 것이 업무 중에 계속 쓰이는매너 및 스킬이라는 것. 그리고 사소하다는 이유로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그런 것쯤은 알고 회사에 들어왔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다면 누가알려줘야 할까? 당연히 조직과 리더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조직에서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라면 사소하더라도 확실하게 알려주고 가는 것이 맞다.

작년에 사소한 생활예절을 알려주는 도서가 화제가 되었었다. 주위에예의 없는 친구들이 많아 열 받아 썼다는 책이다. 주위의 친구들이 나빠서 예절이 없었을까?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핵가족에서 자라, 조직 경험이 없는 채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따라서, 기성세대가 ‘당연히’ 알고있는 사소한 것들을 밀레니얼 세대는 ‘의외로’ 모른다. 이유는 단순하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의 유명 컨설턴트인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은 밀레니얼세대의 다양한 특성들을 언급한 동영상에서 조직과 사회에 이런 것들을 알려줄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부족한부분들을 서로 채워 나가야지 어떻게 하겠는가? 우리가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선택하거나 부정할 수 없다. 단순히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나아가기 위해.


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수석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