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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반전의 후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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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반전의 후반전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이미지 확대보기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극적인 반전은 사람들에게 짜릿함과 통쾌함을 선사한다. 드라마나 영화의 예상치 못한 반전 스토리와 결말이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것처럼 말이다. 히어로물 영화들이 시대를 떠나 끊임없이 사랑받는 이유 또한 완전히 뒤바뀐 히어로의 삶 때문이 아닐까?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나 극적으로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의 모습에 사람들은 희열을 느낀다. 왜 사람들은 이처럼 반전에 열광할까? 대리만족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저 영화 속의 히어로와 같은 반전의 삶이 자신의 삶에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그러고 보니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비단 영화를 관람하는 시청자만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0원에 가까운 통장이 수많은 0으로 가득 차는 반전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매일 같이 로또를 구매한다. 긁지 않은 복권이 다이어트라며 180도 변하는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온갖 힘듦을 참아가며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한다. 또한, 반전 있는 후반전 인생을 위해 삶의 전반전을 외롭고 기나긴 수험 기간으로 보내는 고시생들도 있다.
물론 헛된 희망을 품는 것을 혹자는 '희망고문'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극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과 기대 때문에 '포기하지 않는 힘'을 얻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희망의 실체를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자신의 삶으로 증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은 '희망고문'일 수도 있는 그 불확실한 문 앞에 다시 선다. 그 문이 열리면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반전의 후반전을 꿈꾸는 것은 비단 사람 뿐만이 아니다. 이런 사람들이 모인 기업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이런 모습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더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올해 목표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하반기에는 어떤 반전이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 때문에 반전의 터닝포인트를 기다리는 기업들도 있다. 대게 스타트업 기업들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초반 1~3년의 성장 정체기를 지난다. 이 기간을 데스벨리(Death Valley), 즉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른다. 창업기업 중 80%가 2년 내에 폐업을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스타트업기업 대부분은 자신들이 1조 원의 기업 가치를 가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희망'을 품으면서 죽음의 계곡을 지난다. 80%의 확률로 소위 망하게 되는 스타트업에 왜 도전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 기업들이 꿈꾸는 이러한 반전이 그렇게 허무맹랑한 것만은 아니다. 성경의 한 구절처럼 '시작은 미비했으나 끝은 창대한' 기업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2004년 당시 19살이던 하버드대학교 학생 3명으로 시작한 기업이 현재의 페이스북이라는 큰 기업으로 성장한 것과 같이 말이다.
과연 내가 꿈꾸고 있는 반전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아라. 제각기 다른 모습의 반전이겠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꿈꾸는 반전 한 가지 정도는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꿈꾸는 반전이 무엇인지 생각했다면 다음 세 가지를 우리 모두 기억하기를 원한다. 첫 번째, 반전은 '희망고문'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힘'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두 번째, 영화의 반전의 짜릿함은 끝까지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는 특권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반전을 제대로 만끽하길 원한다면 스포일러들의 소리에 귀를 막아야 한다. 주변에서 우리를 흔들고 좌절시키는 소리에는 귀를 막자. 정말로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소리는 반전의 후반전이 시작될 때 울리는 휘슬 소리이다.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