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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비서'라는 혹평 듣는 금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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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비서'라는 혹평 듣는 금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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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일 금융증권부 기자
금융위원장에 취임한 후 은성수 위원장의 발언들을 보면 금융정책에 나름의 소신이 있다고 느꼈다. 말을 할 때도 자신감에 찬 눈빛으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돌려 말하지 않고 최대한 단순하게 답하려 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그랬던 그가 최근 곤욕을 치렀다. 오해 여지가 다분한 발언으로 금융소비자들을 분노케 한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타도 받았다. 바로 ‘공짜 점심’ 이야기 때문이다.
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파생결합펀드(DLF) 등 투자 관련 질의에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며 “투자는 자기책임에 의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듣기에 따라 DLF 가입 고객들에게 하는 말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이었다. 금융위는 "DLF를 두고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의 기본 원칙을 원론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쉽사리 꺼지지 않았다.
DLF 피해 고객들은 “은 위원장은 포용금융을 이야기하고 DLF 사태와 관련 제도를 꼼꼼히 살펴 소비자 보호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개선하겠다고 밝힌적이 있다”며 “그런데 은행 비서관 노릇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에 대해 다수 의원들의 질의가 나왔다.

은 위원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DLF 사태에 대한 답은 아니었다”고 재차 해명했다.

금융은 정확성이 생명이다. 오해를 만들어내지 말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데도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불완전판매를 제재하고 있다.

그런데 금융위원장이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금융소비자들의 질책은 당연하다. 불완전 발언이었다. 물론 은행의 비서 노릇을 하려는 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책임은 은 위원장이 감당해야 한다.

누구의 눈치도 신경쓰지 말고 객관적으로 사태를 처리하면 된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