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건당국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와 위장약 '라니티딘‧니자티딘' 사태,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검사, 메트포르민 논란과 관련한 선제적 대응 등 많은 일을 했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보건당국이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은 행보와 책임감을 보였다.
그중 일부 제약사가 공단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청구했다. 보건당국이 이 사태로 어느 정도 비용과 책임을 감당해야 하지만 매출에 타격을 입은 제약업계에 이를 떠넘겼기에 소송이 발생한 것이다. 보건당국과 제약업계가 마찰을 빚은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집단소송은 상당히 '이례적'이며 제약업계의 억울함을 대변하는 대목이다.
보건당국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국민건강이고 그 책임은 온전히 스스로한테 있다. 해외 등에서 건강 관련 이슈가 먼저 발생한 경우나 뜻밖의 사건이 발생해도 그 주된 책임은 보건당국이 져야 한다.
게다가 보건당국은 건강과 관련한 영역이라 다른 부처보다 상대적으로 규제와 통제를 강하게 시행한다. 그만큼 관련 업계에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 이런 부분도 고려해야 하지만 그동안은 '탁상행정'으로 일관하면서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매번 탁상행정과 '뒷북 정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보건당국도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그렇지만 보건당국이 관련 업계와 국민의 불신을 없애고 늘 말하던대로 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서는 더 열일을 해야 한다. 새해에는 질타보다 칭찬을 들을 수 있도록 그 역할과 책임에 충실하길 기대한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