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난 주말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한 이란의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기습 공격해 사살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의 차기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던 인물이다.
미국은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와 관련하여 정당방위론을 펴고있다. 솔레이마니가 먼저 미국 민간인 사망 공격을 지시했으며 더 나아가 미국 수도 싱턴DC에 대한 공격까지 감행하려 했다면서 제가할 수 밖에 없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테러 예방 차원에서 솔레이마니 제거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선을 준비 중인 트럼프가 의회의 탄핵국면을 돌파하고, 확실한 '힘의 과시'로 미국의 자존감을 끌어올려 대선 가도의 유리한 고지 선점을 꾀했을 것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대해 이란은 미국이 주권국가 이란에 야만적 공격을 했다고 맞서고 있다.
이 중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는 보고서 구색상 들어간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른 안들이 더 합리적이고 타당하게 보이도록 할 의도로 제시된 '비현실적' 방안이었다는 것이다. 다른 주권국가의 장성 지휘관을 죽이는 것은 전시가 아니고서는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솔레이마니 제거는 또 이란과 긴장 고조나 전면전 등의 심각한 후폭풍을 부를 수 있다. 그동안 미국이 외국의 군부 고위 인사를 제거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 五十六) 일본 연합함대 사령장관을 처단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만큼 이번 사태가 심각한 것이다.
주권 국가인 이란으로서는 국제적 체면과 국낸 민심을 추스리기 위해서라도 보복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이란의 보복은 또 미국의 2차 공격을 부를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중동지역 군사력을 증파하고 있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다.
금융시장은 벌써 요동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와 금값이 크게 뛰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주말 배럴당 3.1%(1.87달러) 오른 63.05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란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 가운데 3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가뜩이나 한국경제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전쟁이 터지면 중동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결정타를 맞을 수도 있다. 비상한 상황에 대비하는 비상 컨틴전시 플랜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범국가적으로 함께 대처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의 경제정책기조도 소득주도 성장에 연연할 때가 아닌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