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자산 정리가 일단락된 2014년 이후 저축은행은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규모면에서 큰 성장을 이뤄냈다.
자산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2018년 이후 금융당국의 충당금설정비율 강화로, 고정이하여신(NPL) 대비 충당금설정액을 의미하는 NPL 커버리지비율은 100%에 근접했다.
금융당국의 중금리 대출 취급 확대 유도와 불합리한 대출금리 부과관행 개선 유도로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와 고금리대출의 비중이 모두 감소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에 대해 엄격하게 대출을 규제하고 있지만 주요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 잔액 비중은 여전히 높다. 2019년 말 기준 고금리대출 잔액은 15조0082억 원으로 2018년 말보다 3조8059억 원 증가했다.
2019년 말 기준 고금리대출 잔액 비중은 오케이(68.5%), 웰컴(54.4%), SBI(46.6%), 유진(44.6%), 애큐온(44.4%) 순이다. 고금리대출 잔액도 크게 증가했다. 이들 상위 7개사의 고금리 비중은 오히려 2.5% 늘었다. 또 고금리대출 차주 비중도 50%가 넘었다. 이는 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의 비중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저축은행을 경기민감도가 높은 금융 취약층이 주로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문제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와 경기 둔화로 인해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경우 가계대출부문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저축은행이 서민금융회사로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지금보다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은 위원장은 “저축은행 대출은 여전히 고금리라는 지적이 많다”며 “신용 평가 능력 제고, 금리 산정 체계 합리화, 적극적인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현재보다 낮은 금리로 중·저신용자에게 자금을 공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과 같은 서민금융기관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 신용대출 시장에서 은행이 공급하지 않는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야 해야 할 것이다. 또 정책모기지론(보금자리론)을 적극적으로 판매해 서민금융 지원의 마중물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