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는 대한민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였다. 그 ‘간판스타’가 대한민국을 버리고 러시아로 귀화, ‘빅토르 안’이라는 ‘외국 스타’가 되었을 때 ‘책임론’이 무성했다.
안현수가 ‘빅토르 안’으로 ‘변신’했다고 국민이 먹고사는 게 달라질 리는 없었다. ‘금메달’이 아쉬울 뿐이었다.
대기업이 국내에서는 장사하기 어렵다며 영업기반을 해외로 옮겨버리면 가뜩이나 부족한 일자리가 더 줄어들 수 있다. 국내에서 뽑을 수 있을 직원을 해외에서 채용하기 때문이다.
세수도 줄어들 수 있다. 세금을 해외에서 내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것뿐 아니다. 어렵게 쌓아온 ‘노하우’도 같이 빠져나갈 수 있다. ‘경쟁력’을 까먹게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마이너스’가 아닐 수 없다.
그 ‘노하우’가 ‘군사 기술’ 등 중요한 것이라면 간단치 않은 타격일 수 있다. 안현수의 은퇴 소식과 함께 드러난 국방과학연구소 퇴직 연구원의 기술 유출이 그렇다. 어떤 퇴직 연구원의 경우는 자그마치 68만 건의 기밀 자료를 빼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속한 수사를 강조하고 있었다.
‘경제의 안현수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18년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총매출액 695조6000억 원 가운데 65.9%가 ‘해외매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장사하는 비율이 국내 비율을 훨씬 넘고 있었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해외로 나간 기업의 국내 복귀를 돕겠다며 ‘민관 합동 유턴지원반’을 출범시켰다.
산업통상자원부, 대한상의, 광역지방자치단체, 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업종별 단체, 코트라 등이 참여하는 유턴 지원 협의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주력산업의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유턴’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다시 부각되면서 민관의 역량을 총동원하기 만들었다고 했다. 산하에 실무지원반과, 유치 태스크포스도 운영하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애당초 기업들이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도록 제도를 구축해 놓았어야 좋았다. 대한상의가 해외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제조업체 700개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국내로 ‘유턴’할 의향이 있다는 기업은 1.5%에 불과했다는 몇 해 전 보고서도 있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