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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익공유제, 관치금융 방지 의지가 성패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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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익공유제, 관치금융 방지 의지가 성패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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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주 금융증권부 기자
청와대가 기존의 경제위기 때와 달리 새로운 기업지원책을 내놨다. 그동안 노동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지속 요구했던 이익공유제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이익공유제 확대를 공약 1호로 제시했을 정도로 미국에서는 일반적이다.

이익공유제의 핵심은 정부가 자금난으로 도산 우려에 있는 기업에 지원해 정상화한 뒤 그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다. 대신 정부는 기업 경영에 간섭하지 않고 자율성을 보장하다는 것이다.
이는 그간의 역사적 경험에서 정부의 지원책이 기업 구성원 전체가 아닌 경영자를 비롯한 일부에게만 그 과실이 돌아갔다는 반성에서 비롯됐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는 막대한 세금을 들여 기업에 유동성 지원을 했다. 그 결과 상당수 기업들이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가 있었다.

정부는 이익공유제의 핵심 사항인 경영이 악화하더라도 노동자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익공유제가 법제화되기 전이지만 정부가 기업들에 자금지원의 선결 조건으로 고용안정을 요구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21대 국회에서 이익공유제가 법제화하고 정착하기 위한 조건으로 관치금융의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기업에 지원한 만큼 지분을 보유가기 때문에 기업경영에 개입할 수 있다. 정부는 기업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공언했지만 그동안 관치금융의 '흑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국민과 기업들 입장에서 이를 곧이곧대로 신뢰할 수 없다. 앞으로 있을 법제화 과정에서 이를 명문화하고 정부가 개입할 개연성을 차단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기업의 적극적인 상생 의지도 이익공유제 성공의 한 축이다. 최근 대기업 총수들을 중심으로 상생 문화가 확산하고 있지만 '시혜적' 성격이 짙다. 이익공유제가 기업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로 반대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진정한 상생인지 자문해야 한다. 우려는 정부·정치권·노동계 등과 머리를 맞대고 불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무작정 반대가 능사일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음을 지난 총선에서 목도한 대한민국이다.


장원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tru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