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를 맞은 두산중공업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총 2조4000억 원을 지원받는다. 그러나 2010년대 주요 조선사들이 경영난을 겪었을 때 받은 지원과 비교하면 ‘인색한 지원’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당시 경쟁력이 떨어진 두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과도한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비판이 없지는 않았다. STX조선해양은 중국 대련조선소 확장으로 과도한 부채가 발생했고 성동조선은 중국의 벌크선 저가수주에 밀려 휘청거렸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덩치를 무분별하게 키우지도 않았고 기술력도 해외 업체들에 밀리지 않는데 정부의 ‘탈원전’ 정책 하나만으로 돈줄이 끊겼기 때문에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두산그룹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사 중 하나인 두산솔루스를 공개매각 형태로 시장에 내놨다. 하지만 두산그룹이 두산솔루스를 매각해 지원 자금을 확보한다면 이는 미래성장 동력을 송두리째 내던지는 행위다.
두산솔루스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하고 있어 두산그룹 내에서도 가장 성장성이 있는 회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두산솔루스를 매각하지 않고 두산중공업이 기존 사업을 이어가려면 정부의 추가지원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의 ‘찔끔’ 지원에 회사가 살아난다 해도 미래 먹거리는 빼앗겨 ‘허약한 두산그룹’만 남게 될 것이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