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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상장기업 영업이익, 2년 전과 비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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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상장기업 영업이익, 2년 전과 비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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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코스피 상장기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한국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의 발표다.

발표에 따르면, 592개 12월말 결산 상장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조4772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8조3100원에 비해 31.2%나 감소하고 있었다. 또,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492조9851억 원에서 495조2735억 원으로 고작 0.87%밖에 늘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상장기업이면 대한민국의 ‘대표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대표기업의 영업이익이 3분의 1이나 깎이고 매출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이다. 그렇다면 1분기 장사를 망친 셈이다. 코로나19 때문에 2분기에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걱정들이다.

그렇지만, 이번 발표는 작년 같은 기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한 수치였다. 2년 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얘기가 더욱 달라질 수 있다.
2018년 1분기에는 573개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44조503억 원이었다. 비교 대상 기업 숫자가 약간 다르지만, 단순하게 계산해도 영업이익은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5.8%나 줄어들고 말았다. 3분의 2 가까이 깎인 것이다.

매출액순이익률로 따져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018년 1분기에는 7.04%였던 매출액순이익률이 2019년 1분기에는 4.3%로, 올해 1분기에는 2.23%로 뚝 떨어지고 있었다. 장사를 해서 매출을 올려도 이익이 3분의 1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시쳇말로 죽을 쑨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일본의 무역보복 등 대외적인 ‘악재’에 대내적으로는 고질적인 ‘반기업정서’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장사가 잘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얼마 전 보도에 따르면, 교육방송(EBS)의 영어 교재에 “대기업으로부터 물건을 사면 여러분은 소수의 수중에 있는 부와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지문이 실렸다고 한다. 이 교재는 EBS가 2021학년도 수능용으로 50만 수험생에게 파는 책이라는데, 이렇게 학생들에게까지 ‘반기업정서’를 강조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어려우면 온갖 지원책이 나오지만, 대기업이 어렵다고 하면 ‘엄살’로 간주되고 있다. 지난 3월 경영자총협회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법인세 인하’를 건의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에 “처참한 상황을 이용해 한몫 챙기겠다는 경총, 정말 실망스럽다”고 비판하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정유∙항공 등 기간산업까지 흔들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와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오른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선도’를 맡아야 할 것이다.

대기업을 혼내면 중소기업도 아플 수밖에 없다. 어쩌면, 중소기업이 더 아플 수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