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이 꺼낸 ‘증세론’이기 때문에 ‘중대 발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부와 어느 정도 사전 교감이 있어서 내놓은 ‘증세론’일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지만, ‘총선’이 끝나니까 제기되는 ‘증세론’이 아닐 수 없다. ‘혹시나’했더니, ‘역시나’였다. ‘총선’ 전에는 꺼내지 못했던 ‘증세론’이 선거 후에 나오고 있는 것이다.
KDI의 ‘증세론’에 앞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전기요금’ 문제를 언급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전기요금의 체계를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총선’이 끝나니까 제기되는 ‘전기요금 합리화’가 아닐 수 없다. ‘탈원전’ 때문에 한국전력의 적자가 심상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국민이 감당하기 껄끄럽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2020년 1분기 가계동향 조사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非)소비지출은 106만7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 1만9000원 줄었다고 했다. 2017년 1분기 1.9% 줄어든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는 통계다. ‘코로나 사태’로 국민이 씀씀이를 억제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비소비지출에 포함되는 세금과 연금기여금, 사회보험료 등의 지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보험료 지출은 건강보험과 고용보험 요율이 올라가면서 10.7% 늘었고, 경상조세 지출도 1.3% 증가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증세론’이고, ‘전기요금 합리화’다.
전기요금과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 300개를 대상으로 한 ‘2019년도 중소제조업 에너지비용 부담 현황 조사’도 있었다. 이들 기업의 94%가 산업용 전기요금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런데 ‘합리화’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