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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돈 풀자던 정부, 뒤늦은 ‘유동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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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돈 풀자던 정부, 뒤늦은 ‘유동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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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17 부동산대책’을 앞둔 지난 15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부족을 호소하면서도 또 다른 일각에서는 과도한 시중 유동성, 특히 이들 유동성의 부동산시장 유입을 경계하는 지적이 있다.”
지나치게 풀린 ‘유동성’ 가운데 일부가 부동산투기로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홍 부총리는 “시중 유동성이 수익형 민자사업(BTO)·임대형 민자사업(BTL) 등을 활용한 괜찮은 민자사업으로 흡수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하고 있었다.

바로 다음 날인 16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금융회의에서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상황을 지적하고 있었다.
이른바 ‘동학개미’의 주식투자 열풍과 관련, “새로운 투자자들의 등장은 증시 저변을 확대하고 시장에 유동성과 활력을 더해주고 있지만 향후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김 차관이 ‘증시 변동성’을 우려한 그날 증권시장에서는 주식값이 급등하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홍 부총리는 돈을 많이 풀어달라고 한국은행에 ‘요청’했었다. 홍 부총리는 지난 3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뒀으면 좋겠다”고 밝히고 있었다.

돈을 풀라는 요청은 홍 부총리뿐 아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상경제회의에서 한국은행에 ‘감사 인사’를 하기도 했다.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중앙은행으로서 국가의 비상 경제상황에 책임 있게 대응하며 모든 금융권을 이끌어준 노력에 감사한다”고 했었다.

‘유동성 확대’는 정책으로도 나타나고 있었다. 코로나19 같은 재난으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한 지원 등에 대해서는 금융회사 임직원의 면책을 확대해준다고 했다.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연기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자금을 적극적으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과실이 있을 수 있다”며 “고의가 없다면 정부나 금융당국이 기관이나 개인에게 책임을 묻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과다하게 풀려나간 ‘유동성’ 가운데 일부가 투기자금화 하는 것은 벌써 예상할 수 있었다. 홍 부총리의 지적처럼, ‘괜찮은 민자사업’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돈길’을 뚫어줬어야 좋았다. 과잉 유동성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와서 뒤늦은 우려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