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들이 곳곳에서 수난이다. 승객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권하면 욕설이나 주먹질이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서울 광진구에서는 마을버스 기사가 승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가 매를 맞고 있었다. 이 승객은 이를 말리는 다른 승객에게까지 주먹을 휘둘렀다고 했다.
충북 청주에서는 술에 취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버스를 탔던 60대가 기사에게 주먹질을 했다가 불구속 입건되고 있었다.
지난달 28일에는 청주에서 술에 취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버스에 탔다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버스기사를 폭행한 60대가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경기도 포천에서는 어떤 버스기사가 다른 버스를 타려다가 승차를 거부당하자 종점까지 택시를 타고 쫓아가 버스기사에게 앙갚음 주먹질을 하고 있었다.
택시기사도 매를 맞고 있다. 경남 김해에서 술에 취한 60대 승객이 마스크를 써달라는 택시기사에게 20여 분 동안 욕설을 퍼붓다가 휴대전화로 때리고 있었다.
지하철이 멈추는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40대 여성이 서울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써달라는 요구하는 승객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다툼을 벌였다는 것이다. 역무원이 찾아와서 마스크를 건네도 막무가내였다고 했다. 그 바람에 지하철이 7분 동안 지연되었다고 했다.
또 다른 서울 지하철에서는 30대 남성 2명이 마스크를 써달라는 시민들 요구를 거부하며 현장을 촬영하는 다른 승객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빼앗으려는 등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는 소식이다.
한 달 남짓한 사이에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마스크와 관련된 신고가 1184건이나 접수되었다는 소식이다. 하루에 39건에 이르고 있었다.
짜증이 날 듯은 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최근 성인남녀 70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70.6%가 코로나19 때문에 피로감이 예년보다 높았다고 했다.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더위’ 때문이라는 응답이 84.2%에 달했다. 그래서 짜증을 내고 주먹질까지 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대한민국 국민은 점잖은 편이었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총질까지 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주의 어떤 매장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경비원이 고객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었다. 여성 고객의 딸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매장에 들어가려는 것을 제지했는데, 곧 이어 도착한 이 여성의 남편이 “아내를 무시했다”며 항의하는 사이에 그 아들이 경비원에 머리에 총을 쏘았다는 것이다. 사람 잡는 마스크가 아닐 수 없다.
또 미시간의 어떤 상점에서는 마스크를 써달라는 직원의 셔츠에 코를 닦은 남성도 있었다. 이 남성은 경찰에 체포되었다고 한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