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당시 30∼50대 여성 취업자가 급증, 전체 여성 취업자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었다. 나이든 여성이 ‘취업전선’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2016년에는 한국은행이 ‘고령층 소비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자료를 내기도 했다. 노인들이 소비를 주도할 것이라는 자료였다.
한은은 그 이유로 ▲베이비붐 세대의 진입으로 고령층 가구가 증가하고 ▲적극적인 경제 활동과 사적연금 수급 증대에 힘입어 소득이 늘어나는 데다 ▲소비성향의 하락세도 연금소득 증가, 기대수명 연장 추세의 감속 등으로 점차 완화될 것이기 때문 등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좀 달랐다.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율’은 ‘세계 톱’ 수준이라고 했다. 늘그막에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연금은 ‘쥐꼬리’라고 했다. 한은은 그런 노인을 ‘소비층’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들이 소비를 늘릴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온 적도 있었다.
지금,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열리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표현을 옮기면 “하반기 예정된 대표적 세일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버금가는 대대적인 특별할인행사”다.
정부는 어쩌면 이 ‘대대적인 특별할인행사’에 전 국민이 참여해서 소비에 나서기를 바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김정숙 여사와 함께 동행세일 행사장을 찾은 자리에서 “과거에는 소비를 아끼고 저축을 하는 것이 애국이었지만 지금은 소비가 애국”이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이 소비를 많이 늘렸지만 이제는 재난지원금 효과가 조금 주춤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월급쟁이들은 선뜻 소비에 나서기가 껄끄럽다. 얼마 전 잡코리아와 알바몬 조사에 따르면, ‘알뜰 소비’를 지향하는 월급쟁이가 72.5%에 달하고 있었다. 먹고살기 위해서 ‘투잡’을 뛰거나, 뛰어야겠다는 응답이 절반을 차지했다는 인크루트와 알바콜 조사도 있었다.
정기적인 수입이 있는 월급쟁이들이 이랬다. 그렇지 못한 국민에게 소비는 아무래도 ‘남의 일’이 될 것이다. 5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조’를 넘고 있다.
소비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야 나라 경제도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국민이 참여할 것인지에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