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추경을 3차례 하면서도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국가채무는 43.5% 정도로 “재정 사용 폭과 국가채무 늘어난 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히 낮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올해 6월 ‘광의의 통화량(M2)'은 3077조1000억 원으로 5월보다 23조2000억 원이나 늘었다. 5월에 35조3000억 원이나 늘어난 데 이어 6월에도 이같이 크게 증가했다. 작년에는 통화량이 한 달 평균 17조6000억 원 늘었는데 올 들어서는 더욱 늘어난 것이다.
한마디로 ‘과잉 통화’ 상태다. 그런데도 홍 부총리는 “가장 적은 돈을 썼다”는 주장이다.
과다하게 풀린 돈은 증권시장에서 주식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기업들이 장사를 잘해서 영업실적이 좋아진 것도 아닌데 그 바람에 주가가 치솟고 있다. 주가지수를 의미하는 ‘코스피’는 3월 ‘저점’보다 60%나 올랐다고 했다.
돈은 부동산시장으로도 몰리고 있다. 정부는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하지만,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균가격은 10억509만 원으로 처음으로 10억 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집값은 접어놓더라도, 서울지역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마저 5억 원에 접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민들의 표정은 점점 우울해지는 현실이다.
산업 현장보다 투기 쪽으로 몰리는 돈이 적지 않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과거에는 돈이 지나치게 풀리면, ‘환수’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과잉통화’라는 우려가 여러 차례 나왔어도 ‘환수’라는 말은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다. “외국보다 덜 풀었다”는 말로 합리화하고 있는 듯싶어지고 있다.
‘장수선무(長袖善舞) 다전선고(多錢善賈)’라고 했다. 옷소매가 길어야 춤을 잘 추고 돈이 많아야 장사를 잘하는 법이라는 소리다. 큰 나라에서는 정책을 여러 번 바꿔도 그로 인해 실패하는 일이 드물지만, 작은 나라에서는 정책을 한번만 잘못해도 실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민국은 아직 ‘큰 나라’일 수 없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