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란 말이 있다. 내실에 비해 과도하게 늘어난 부채에 의존했던 거품이 꺼지는 현상을 말한다. 거픔이 꺼지만 채무자의 부채 상환 능력이 나빠져 결국 채무자가 건전한 자산까지 내다팔게 된다. 이 괒어에서 금융시스템이 붕괴하는 시점이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이다.
뉴욕증시에서 4일 새벽 애플 등 기술주가 급락했다. 나스닥지수가 무려 4.96% 폭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807.77포인트(2.78%) 급락한 28,292.73에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5.78포인트(3.51%) 추락한 3,455.06에 끝났다. 다우지수는 지난 6월 11일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의 실업 관련 지표는 양호했지만, 기술주 조정이 촉발한 폭락세를 막아서기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3만 명 줄어든 88만1천 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3월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수다.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의 수도 123만8천 명 감소한 1325만4천 명을 기록했다. 미국 정부가 11월 대선 전에 코로나19 백신 배포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화이자는 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빠르면 10월에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가 돌연한 폭락한것에 대해 뉴욕증시 일각에서는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를 거론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RW 투자자문의 론 윌리엄 시장 전략가이자 설립자는 "자산 가격은 민스키 모멘트로 알려진 급격한 붕괴로 넘어가는 시점에 있을 수 있다"고 했다. 3월의 저점을 재 시험할 수 있다는 경고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부양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전망에 투자자들이 베팅하면서 시장은 최근 몇 달 동안 폭넓은 강세장을 경험했다. 팬데믹과 지정학적 긴장에도 전일 S&P 500과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지수는 2월 이후 처음으로 29,000선 위에서 마감했다.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의 이름에서 딴 민스키 모멘트는 지속할 수 없는 강세장에 이어 나타나는 갑작스러운 시장 붕괴를 뜻한다. 전례 없는 재정과 통화 부양책의 결과로 만들어진 통화팽창의 신용 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다.
윌리엄은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 조짐의 근거로 최근 시장 상승의 좁은 범위를 지목했다. 증시의 긍정적인 가격 움직임 대부분은 기술주가 주도하고 있어서다. S&P 500의 동일 가중 지수를 살펴보면 경우 6월 고점을 넘었고, 그 이후로는 사실상 평탄했기 때문에 거기서 'FAANG-타스틱'이라고 부를 만한 엇갈림만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윌리엄의 주장이다. FAANG이란 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부르는 말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시장 불안 속에서 이들은 계속되는 모멘텀의 중심에 있었다. 윌리엄은 좀비 기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러셀 2000 스몰캡 지수는 동일 가중 기준으로 6월 정점 밑에 있다고도 지적했다. 윌리엄은 이같은 점을 들어 민스키 모멘트로 자산 가격이 20~30%, 그 이상 내릴 수 있다"며 "현재의 V자형 회복은 3월 초 저점을 다시 테스트하는 완만한 W자형을 이끌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유가는 뉴욕증시 폭락의 여파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3%(0.14달러) 내린 41.3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 금값도 하락했다. 미극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4%(6.90달러) 떨어진 1,937.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 폭락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려는 트레이더들이 금과 같은 다른 자산을 매각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지금이 주식을 살 기회라는 이야기도 있다. 뉴욕증시 폭락이 그동안 너무 맗이 오른 데에 따른 일시적 조정인지 아니면 민시키 모멘텀인지는 좀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