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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가당착에 빠진 '의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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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가당착에 빠진 '의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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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용 유통경제부 차장
지난 7월 시작된 의료계 파업은 마무리 됐지만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의료계는 파업 당시 하나된 모습에서 지금은 '자가당착'에 빠지며 분열하는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파업에서 의료계는 어느 때보다 탄탄한 하나의 조직으로 뭉쳤다. 국민 건강을 이유로 들면서 말이다. 다행히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정부·여당과의 대화에서 합의점을 찾으며 파업은 마무리 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의료계는 분열했고 스스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파업 중단과 의료진의 의료 현장 복귀가 무척 시끄러웠다. 파업의 주축인 전공의들이 의협과 정부의 합의 과정에서 배제됐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 이로 인해 전공의를 지지하던 의대 교수들과 의협 내부에서도 균열이 생겼다.

더욱이 이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의협은 오는 27일 최대집 회장이 의정 합의문 서명때 전공의 등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합의했다며 탄핵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다수가 지지한 정부와의 합의문을 이끌어 낸 '그들'의 최 회장은 자칫하면 회장직서 불명예로 물러나야 할 위기에 처했다. 탄핵 안건이 가결되면 최 회장이 정부와 체결한 합의안도 무효가 될 수 있어 의료계 분열이 가중될 가능성도 크다.

의대생들 역시 갈길을 잃었다. 의대생들은 '예비 의사'로 이번 파업에서 의사 국가고시 거부와 동맹휴학 등을 전개하며 적극 행동에 나섰다. 그렇지만 이들도 파업 중단 과정에서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했고 결국 '자기 얼굴에 침을 뱉은 덕분이라며 챌린지'라는 꼬리표를 달고 단체행동을 멈췄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국민들은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

의료계는 파업 등 집당행동을 하기 전 늘 국민 건강을 그 이유로 든다. 이번에도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집단이라고 자처하며 파업을 시작했지만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면서 분열하는 모습만 보여줬다. 스스로 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 말한 국민을 우선 생각하며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한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