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원내대표가 담뱃값 인상에 따른 보완책으로 노년층을 위한 저가 담배를 고려해 볼 것을 제안했다”고 밝히고 있었다.
그래서 돈 없는 저소득층은 ‘혹시나’ 하면서 기다렸다. 그러나 서민들은 저소득층을 위한 ‘싸구려 담배’를 구경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여도 야도 ‘골초 표’를 위한 ‘립 서비스’였던 셈이었다.
자유한국당은 담뱃값을 2000원 인하, 다시 갑당 2500원으로 돌리는 ‘담뱃세 인하법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담뱃값을 이렇게 내리되 2년마다 물가상승분을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법안이었다. 담뱃값 원위치는 홍준표 대표의 ‘대선 공약’이라고도 했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서면서 “박근혜 정부의 담뱃세 인상이 흡연율을 낮추는 효과는 거의 없고 결국 ‘서민 증세’를 위한 꼼수였다”며 담뱃세 인상 철회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권이 바뀌고 나서는 여당 쪽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자기들이 여당 시절에 올려놓은 담뱃값을 내리자는 자가당착”, “세제 개편안에 ‘딴지’를 걸어서 조세 정상화를 가로막으려는 심보”라는 공격이었다.
어쨌거나, 한 번 올라간 담뱃값은 다시 내려와 주지 않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전자담배’의 가격까지 올릴 참이다. 22일 국무회의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붙는 담배소비세 세율을 갑절로 올리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4500원에 팔리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제세 부담금은 현행 1850원에서 3295원으로 인상된다고 했다. 담배 제조·판매업체가 세금 인상분을 담뱃값에 반영할 경우, 흡연자들의 부담은 그 만큼 커지게 생겼다. 담배를 끊어버리지 못하는 한, 코로나 불황에 찌든 서민들은 ‘이중고’다.
담배소비세율을 올리는 이유는 ‘담배 종류 간의 세율 차이로 인한 과세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라고 했다. 일반 담배에 부여하는 담배소비세 갑당 1,007원과 전자담배 0.8㎖의 세금이 같도록 조정했다는 것이다.
담배소비세를 ‘낮춰서’ 과세형평성을 맞추겠다는 발표는 들리지 않았다. 선거 때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