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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정부가 ‘예고’한 9월 수출…정말 좋아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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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정부가 ‘예고’한 9월 수출…정말 좋아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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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예고’를 했다.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9월 수출이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경기도 반월공단의 수출업체 유트로닉스를 방문했는데, “추석 연휴도 반납하며 일할 정도로 여건이 개선된 것을 보니 수출 활력이 조금이나마 회복된 것 같아 안도감이 든다”고 페이스북에 쓰고 있었다.
‘수출 주무 장관’인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예고’를 했다.

지난달 29일 “9월 수출 증가율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성 장관은 이날 경기도 군포의 중소기업 가스트론을 방문, “코로나19 재확산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수출 회복세를 보이는 데에는 가스트론과 같은 중소기업이 고군분투해 준 덕분”이라며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홍 부총리와 성 장관의 ‘예고’대로, 지난달 수출은 ‘플러스’ 증가율을 나타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80억5000만 달러로 작년 9월의 446억2900만 달러보다 7.7%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7개월 동안 내리 ‘마이너스 증가율’을 허덕였는데, 9월에는 이같이 늘어난 것이다.

주요 15개 품목 가운데 10개 품목의 수출이 늘었다고 했다. 반도체 11.8%, 일반기계 0.8%, 자동차 23.2% 등이다. 가전은 30.2%, 2차전지 21.1%, 바이오헬스 79.3%, 컴퓨터 66.8% 등도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도 미국 23.2%, 중국 8.2%, 유럽연합(EU) 15.4%, 아세안 4.3% 등 4대 시장에 대한 수출이 모두 플러스를 나타냈다. 23개월 만이라고 했다. 인도 지역으로의 수출도 28.2% 늘었다.

이같이 수출이 모처럼 호조를 보였으니, 홍 부총리와 성 장관이 ‘예고’를 할만 했다. 산업부는 수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400억 달러를 넘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은 여전히 ‘마이너스’ 증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조업일수는 23일로 작년 9월의 20.5일보다 적었다. 이를 감안한 하루 평균 수출은 21억8000만 달러에서 20억9000만 달러로 여전히 4%가 줄어든 상태인 것이다.

작년 9월의 수출실적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작년 9월의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11.9%’였다. 올해 9월 수출 증가율 ‘플러스 7.7%’는 작년 9월이 저조했던데 따른 ‘기조효과’도 있었을 것이다.

9월 수출이 ‘플러스 증가율’로 돌아섰다고 해도 ‘연간’으로는 여전히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9월 수출실적은 3710억29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4058억7500만 달러에 비해 8.6%나 줄어든 상태다.

수출 감소율이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개선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년 1~9월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9.9%’였다. 10% 가까이 줄었던 수출이 다시 8% 넘게 감소한 셈이다.

문제는 연말까지 남은 3개월이다. 그런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010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100.2로 3분기의 102.1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를 보여주는 것으로, 100 이상이면 수출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아래면 그 반대다. 하지만 간신히 100에 턱걸이하고 있었다. 그랬으니 나아질 게 ‘별로’라는 전망이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8.5% 줄어든 496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었다.

그래도 남은 3개월 동안 홍 부총리와 성 장관이 수출을 ‘예고’하기를 기대해보는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