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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뽀통령까지 국감장에 부를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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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뽀통령까지 국감장에 부를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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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인기를 끌고 있는 '펭수'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채택됐다고 한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의 참고인 신청 제안으로 과방위가 전체회의를 열고 ‘펭수'를 국감장에 세우겠다고 의결한 것이다.

황보 의원이 펭수를 참고인으로 요청한 이유는 EBS가 펭수 연기자에게 적정한 임금을 주는지, 저작권료는 적정 비율로 배분하고 있는지 등을 묻기 위해서다. 또 펭수처럼 캐릭터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근로환경 개선점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실제 펭수는 광고 등을 통해 EBS 경영수지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펭수 연기자가 어느 정도 임금을 받고 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펭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7월까지 광고 모델, 이미지 사용권 등으로 총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을 뿐 합리적 수익분배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간 캐릭터 연기자의 수익분배와 처우 개선 등에 대한 지적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던 점에서 황보 의원의 문제 제기는 타당하다. 그러나 '펭수'를 직접 출석시키기 위한 참고인 지정과 위원회의 의결은 이해하기 어렵다. 의도까지 의문스러울 뿐이다.
우선 ESS와의 계약자이자 갑을관계인 '펭수'가 공개석상에서 제한된 답변을 내놓을 것은 자명하다. 불합리한 관행과 처우를 개선하려면 실태 파악이 가능한 실무자 아니면 피해를 본 당사자가 있다면 그로부터 의견을 듣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21대 국회의 첫 국감에서 200만 유튜브 구독자를 확보하고 남녀노소 인기를 끌고 있는 펭수를 등에 업고 국민적 시선을 받아보겠다는 '인기주의적 발상' 아니냐는 비판과 지적이 이 때문에 나온다.

국감 참고인은 출석 의무를 지지 않는다. 황보 의원도 비판이 쇄도하자 '펭수가 원하지 않는다면 불출석해도 좋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펭수' 참고인 출석 의결이란 선례가 만들어진 만큼 '뽀통령'으로 불리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뽀로로'도 소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은 국회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국회 스스로 국회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얘기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