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62주 연속 상승했다. 1년 4개월 이상 단 한번도 내리지 않고 줄곧 올랐다는 이야기다. 가격이라는 것은 그 구조상 오르면 하방압력을 받고 내리면 상승압력을 받게 되어있다. 62주동안 한번도 빠지지않고 올랐다는 것은 이미 정상이 아니다. 서울 전셋값 상승은 더 심해 이미 68주 연속 상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그나마 가격은 낫다. 물량부족은 위기수준이다. 전세 물량이 없어 아예 나 앉을 판이다. 경제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가 세 들 집이 없어 곤경에 빠졌다는 사실이 작금의 전셋난을 잘 대변한다고 하겠다.
임대차 3법 중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담고 있다. 이 계약갱신 청구권이 시장에 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새로 도입된 주택의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에게 1회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해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계약 연장을 보장받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그 주택에 집주인이나 직계존속· 비속이 실 거주할 경우 등에는 계약 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계약갱신청궈권에 따라 전세기간이 2년 더 늘어난 세입자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제도이다. 전세금도 거의 올리지않고 한 곳에 2년 더 머무를 수 있데된 만큼 세입자 주거 복지증진이 이루어진 셈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있다’라는 말이 있다. 서양의 속담에 나오는 말이다. 좋은 뜻으로 추진하는 일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시사해 주는 선현들의 경험이 응축된 말이다.
프랑스 혁명가 로베스피에르의 가격 정책이 그 단적인 사례도 언급된다. 자코뱅 당을 이끌며 프랑스 혁명을 주도한 로베스피에르는 생필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을 해소 하기 위해 우유 가격 올리는 상인은 단두대로 처형하겠다는 시행령을 공포했다. 처음에는 우유 가격이 급락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유값은 오히려 올랐다. 서민들의 전세난을 덜어주겠다는 임대차 3법이 결과적으로 전셋값을 올려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작금의 대한민국 경제현실과 너무도 닮아있다.
우유 가격 올리는 상인은 단두대로 처형하겠다는 로베시프에르의 공포 정치가 계속되자 농민들은 아예 젖소 사육을 포기하게 됐다. 그 결과 우유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우유가 없어 먹지못하는 서민들이늘어났다. 그나마 생산된 우유는 지하시장으로 빠져들어가 비싼 가격에 밀 거래 됐다. 우유는 서민이 아닌 귀족들만 먹을 수 있는 희귀식품으로 바뀌었다. 프랑스 혁명 당시 로베스피에르가 내건 캐치 프레이즈는 "프랑스의 모든 아동은 우유를 마실 권리가 있다"는 것이었다. 우윳값을 강제로 내리면 모든 인민들이 마음껏 먹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로베스피에르는 젖소를 키우지 않는 농민들을 잡아다 취조를 했다. 농민들의 답은 건초값이 너무 비싸 우유를 생산해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로베스피에르는 건초값을 내리라고 지시했다. 이번에는 건초생산업자들이 건초를 불태워버렸다. 결국 암시장이 형성되고 우윳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인위적인 가격 통제가 얼마나 당초의 목적과는 전혀 다른 역효과를 낳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역사의 교훈이다. 김현미 국토부장관의 부동산정책이 로베스 피에르를 많이 닮아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