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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중국, 국수주의 벗어나 세계 보편문화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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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중국, 국수주의 벗어나 세계 보편문화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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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용 부국장
중국은 미국과 함께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의 국가다. 불과 몇십 년 만에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부를 축적했고, 정부의 지원 아래 알리바바, 텐센트, SMIC, 틱톡, 화웨이, 바이두 등의 글로벌 기업을 배출했다.

그러나 압축 성장을 한 탓인지 중국 정부와 국민들의 의식은 세계 열강의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K팝의 주역인 방탄소년단(BTS)이 미국의 한‧미 친선 비영리재단인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밴플리트상을 수상한 후 “6‧25전쟁 때 한국과 미국이 함께 시련을 겪었다”는 소감을 밝히자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발끈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이 BTS의 수상소감에 불만을 표시할 순 있겠지만 중국 정부의 시각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언론매체인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인이 앞장서서 트집을 잡은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언론사의 편집인이라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국수주의로 흐르는 중국 네티즌의 시각을 나무라야 할 터인데 되레 국수주의를 부추기는 행태는 언론인의 태도가 아니다.

중국인들의 국수주의적 시각에 BTS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삼성전자, 휠라, 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은 중국 공식 쇼핑몰과 소셜미디어에서 BTS 관련 제품을 급히 삭제했다. 자칫 거대 인구를 무기로 한 불매운동을 우려한 탓이다. 실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배치한 후 중국은 한국기업의 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해 롯데가 중국에서 철수했고, 한국 관광업계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중국 정부가 교묘하게 중국 국민들을 선동해 국수주의를 부추긴 탓이다.
외신들은 중국 내 반한(反韓) 행동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논란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 대형 브랜드들이 마주할 수 있는 ‘정치적 지뢰’를 보여준다”고 지적했고, 뉴욕타임스는 “중국 네티즌들이 방탄소년단의 ‘악의 없는’ 한국전쟁 관련 발언을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파이낸셜타임스는 “민족주의가 팽배한 중국에서 외국 브랜드가 직면한 위험을 드러낸다”라고 일갈했다.

BTS의 수상소감을 살펴보면 뉴욕타임스의 지적처럼 ‘악의 없는’ 보편적인 시각일 뿐 어떠한 정치적 색채도 없다. 그러나 환구시보는 “유명 아이돌 BTS의 정치적 발언에 중국 네티즌이 분노하고 있다”며 세계 보편 문화에 정치적 색깔을 입히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만일 BTS가 정치적 색채를 지니고 음악활동을 했다면 글로벌 팬덤(아미)을 결코 형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BTS 팬 중 한국어 사용자는 21.99%, 영어 사용자는 23.44%, 일본어 사용자는 17.73%로 골고루 분포돼 있다. 이 같은 수치를 보더라도 BTS의 활동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보편적 내용임을 알 수 있다.

환구시보는 해외에서 중국 국수주의를 우려하는 비판이 잇따르자 한국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탓으로 돌렸다. 치졸한 국수주의 시각이 문제가 있었음을 스스로 자인한 셈이다.

지금 세계는 공생 공영 공의의 보편 문화를 지향해 나아가고 있다. 거기에는 초인종 초민족 초국가 초종교의 가치가 전제되며 치졸한 국수주의는 발을 붙일 수가 없다. 세계 2대 강국인 중국도 ‘내 나라만 잘 살겠다’는 국수주의를 버리고 이 같은 세계의 흐름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