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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미국 대선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 제도의 유래와 트럼프- 바이든 판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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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미국 대선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 제도의 유래와 트럼프- 바이든 판세 분석

미국 백악관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백악관 사진=뉴시스
미국 대선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11월 3일이 되면 미국 대선에서 승자가 결정된다. 세계 최대 강국 미국의 지도자는 지구촌의 운명을 죄우할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하게 된다. 동서 냉전의 틀에서 완전이 벗어나지 못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더 큰 변수이다. 무역의존도가 큰 만큼 미국의 세 대통령이 전개할 무역정책도 우리에게는 큰 관심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9일 발표한 여론조사 종합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지지율은 전국 단위로 51.2%로 트럼프 대통령의 42.3%를 8.9%포인트 따돌렸다. 보통 일반 적인 국가에서 이 정도 격차가 벌어지변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확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전국 단위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결정적인 영향력을 갖는다고 볼 수 없다. 미국에는 지구상의 그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선거인 제도라는 독특한 선거 시스템이 있다. 미국에서는 이 선거인단을 'Electoral College'로 부른다. 이 선거인단이 4년마다 미국의 대통령과 미국의 부통령을 뽑는 공식적인 기구다. 미국 대선의 선거인단 수는 538명이다. 미국 하원의 의원수인 435명과 미국 상원 의원수 100명 을 더한 535명에 워싱턴 DC 선거인단 3명을 추가로 더한 것이다. 미국 헌법 2조 1항 2절에 나와있는 규정이다. 미국의 유권자는 직접 대통령 후보에 투표하는 게 아니다. 특정 정, 부통령 후보를 지지하기로 서약한 선거인단에 투표하는 것이다. 대부분 주에서는 승자독식제(winner-takes-it-all)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이 승자독식제는 주별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에게 선거인단 전체가 표를 모두 몰아주는 방식을 뜻한다.

미국 대선은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얻은 이를 당선자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그러다보니 정당으로 쏠림 현상이 덜한 경합주에서의 펴결결과가 대권 향배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미국에서
경합주로 분류되는 곳은 중북부 '러스트벨트'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3개 주와 남부의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3개 주 등 모두 6곳이다. 이 6속의 경합주는 2016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아주 근소하게 이긴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의 승자독식표를 통해 대의원 확보 숫자에서 힐러리를 아슬아슬하게 앞섰다. 지금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상당한 차이로 앞서지만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16년의 대선 당시 힐러리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리드한 폭은 미시간(11.6%포인트), 펜실베이니아(6.2%포인트), 위스콘신(7.0%포인트), 플로리다(4.0%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2.5%포인트), 애리조나(1.3%포인트) 였다. 지금의 바이든 후보와 비슷하다. 당시 개표결과는 남부 3개주와 북구 3개주 모두 트럼프 후보가 독식했다. 이같은 일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승자독식의 선거인단 제도 때문에 전국민 여론조사와 실제 당선자 간에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승자독식의 선거인단 제도는 미국 의 건국초기 노예와 여성차별과 맥을 같이한다. 헌법을 제정할 때 모인 대의원들 중 남부 주 출신들은 한명의 예외도 없아 전부 다 노예를 ‘소유’한 백인 남자였다. 이들은 유권자가 후보를 직접 뽑는 방식을 도입할 경우 노예를 잃게될 것을 우려했다. 사람 숫자 마다 한 표씩을 주면 자기주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주들이 경쟁적으로 노예헤방와 여성투표권 부여에 나서게 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승자독식의 선거인단 제도를 도입할 경우에는 노예도 인구에 포함 되는 만큼 노예가 많은 주의 대의원수가 늘어난다. 그러면서도 노예를 투표권에서 배제할 수 있다. 이 꼼수가 오늘날 미국 대산 선거인단제도의 기원이다

미국이 헌법을 제정할 당시 인구구성과 유권자 지형을 살펴보면 북부와 남부 주의 전체 인구는 거의 비슷했다. 다만 남부에 사는 사람 가운데 약 1/3은 노예 신분이었다. 남부에서는 노예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미국 전체가 일반 투표로 후보에게 직접 표를 던져 대통령을 뽑는다면 당연히 북부 주가 선호하는 후보가 당선될 수밖에 없었다. 이를 비켜가기 위해 남쪽은 선거인단 제도라는 것을 고안해 냈다. 이처럼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는 태생부터 백인의 목소리를 과대 대표하고 흑인의 목소리를 말살하고 억누르기 위해 고안된 제도이다.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는 처음부터 대통령을 뽑을 때 피부색에 따라 표의 가치를 다르게 계산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전제 위에 만들어진 제도이다. 조지 워싱턴의 뒤를 이은 제퍼슨 대통령은 이같은 제도를 등에 업고 백악관에 입성했다. 이후 1860년 선거에서 에이브러햄 링컨이 당선될 때까지 백악관의 주인은 줄곧 노예제를 인정하는 남부 주와 북부 출신이지만 노예제에 찬성하던 이들의 지지를 받은 인물이었다.

이 제도의 특징은 각 주가 하나의 블록으로 인정되어 투표가 이루어진다. 후보자들은 각 주의 선거인투표에서 다수를 얻지 못하면 전부를 잃게 된다. 각주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그 주의 선거인단 전체를 획득하게 된다. 반면 50% 이하의 지지를 받으면 그 주에서 선거인단을 하나도 얻지 못하게 된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전체선거인 538표의 과다수인 270표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선거인단 수가 많은 주는 캘리포니아 주(55)·텍사스 주(38)·뉴욕 주(29)·플로리다 주(29)·펜실베이니아 주(20)·일리노이 주(20) 등이다.

미국 대선은 각 주(州)의 선거 결과를 토대로 확보한 선거인단 수로 대통령을 결정하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선거인단 수는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DC를 합해 총 538명으로, 이 중 최소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한 사람이 승리한다. 선거인단 수는 각 주의 인구 비례를 따져 할당된다. 가장 많은 지역은 캘리포니아로 55명이고, 제일 적은 곳은 알래스카와 델라웨어 등으로 3명이다. 이 중 메인과 네브래스카를 제외한 모든 주가 1위 후보에게 선거인단 전원을 배정하는 ‘승자 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는 선거인단 제도가 여론조사와 대선결과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준다. 전체 선거인단의 5.4%인 29명이 걸린 플로리다주에서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은 1.2%포인트 차로 이기며 대선 승리 기반을 닦았다. 2000년 대선에서 당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플로리다에서 537표 뒤져 선거인단 29명을 내줬다. 이 때문에 총선거인단 수에서 5명 뒤져 대선에 졌다.

537표가 인구 3억의 세계 초강국 대통령을 결정한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