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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战争) 70주년 시진핑 기념사와 BTS 굿즈 택배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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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战争) 70주년 시진핑 기념사와 BTS 굿즈 택배 거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모습 사진 = 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모습 사진 = 뉴시스
요즈음 중국에서는 항미원조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항미원조를 중국어 원어로 옮기면 抗美援朝가 된다. 여기서 항미(抗美)는 미국에 대항한다는 뜻이다. 원조(援朝)란 조선을 돕는다는 의미이다. 1950년에 발발했던 이른 바 한국전쟁 당시 북 조선을 도와 한반도에 진격한 미국 제국주의 군대를 격퇴했음을 강조하는 중국식 조어이다. 중국에서는 임진왜란을 '만력조선지역' 또는 항왜원조전쟁(抗倭援朝战争)이라고고 부른다. 이는 왜적에 대항해 명나라가 조선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의미이다. 이 항왜원조전쟁(抗倭援朝战争)에서 '항왜'를 '항미'로 바꾼 것이 바로 항미원조전쟁 이다. 중국인들 시각에는 임진왜란과 6.25 전쟁가 사실상 같은 전쟁인 셈이다. 원조의 대상만 다르다. 중국 측이 6.25 전쟁을 어떤 식으로 바라 보려고 하는 지를 잘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중국에서는 10월25일을 항미원조전쟁 참전일로 보고 있다. 올해는 항미원조전쟁 참전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올해 항미원조전쟁 참전 70주년은 미중 무역전쟁 상황에서 맞이한다. 중국 당국으로서는 미국에 맞서 주중국인들의 단결을 도모할 좋은 기회인 셈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20일 시진핑 주석의 항미원조전쟁 참전 70주년 발언을 대선 특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베이징(北京)의 인민혁명군사박물관의 '위대한 승리 기억, 평화 정의 수호-중국 인민지원군 항미원조 작전 70주년 전시'를 참관했다. 시 주석은 이날 전시회 참관에서 "70년 전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서기 위해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항미원조와 국가 보위라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국 인민지원군이 정의의 기치를 높이 들고 북한 인민 및 군인들과 함께 싸워 항미원조 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면서 "이를 통해 세계 평화와 인류의 진보에 큰 공헌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을 중국 인민지원군이 참전한 정의와 평화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를 두고 미-중 갈등 속에서 애국주의를 고취하고 내부 민심을 다독이면서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의 관영 매체들은 연일 '항미원조'와 관련해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 노병들을 집중 조명하는 보도들을 쏟아내면서 애국주위 뛰우기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전쟁 당시 중국 인민지원군의 참전을 위해 중요 보급로 역할을 했던 단둥(丹東)을 '중국의 영웅 도시'라고 찬사를 보내면서 항미원조 70주년을 맞아 많은 중국인이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이 같은 처신은 당시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으로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했던 한국인들로서는 아픈 가슴을 후벼 파는 처신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1950년 발발한 6ㆍ25전쟁에 중국이 참전한 이유ㄹ르 오로지 미국을 저지하기 위함이라는 주장하고 있다. 북한이 먼저 도발함으로써 한국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다. 2011년 중국의 기밀자료를 인용해 중공군의 참전과정 등 한국전쟁을 재조명한 홍콩 정치학자 데이비드 추이(徐) 박사의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 추이 박사는 1999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위해 제출했던 논문 ' 조선전쟁에서 중국의 역할' 을 통해 6․25 전쟁은 북한과 중국ㆍ소련이 만든 것이며, 당시 김일성과 마오쩌둥은 남한을 지키기 위해 미군이 개입할 리가 없다고 믿었다고 주장했다. 추이 박사의 논문은 6ㆍ25전쟁을 항미원조전쟁이라 주장하는 중국 공산당의 공식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한국전쟁이 중국과 러시아의 계략으로 시작되었다는 주장은 그때까지 중국에서는 언급조치할 수 없는 금기였다. 이 자료는 끝내 중국에서 라라졌다. 추이 박사는 11년 동안이나 중국에서 옥고를 치르고 2011년 6월 석방됐다. 중국이 한국전쟁을 바라보는 기본 시각에 어떤 지가 잘 나타난다.
지금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70년전 항미원조전쟁 참전의 기억을 인민들에게 반추시킴으로써 대미 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항미원조전쟁에 참전하여 미국을 물리쳤다는 역사를 주입시킴으로써 미국과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고있다. 항미원조전쟁 참전 기억을 통해 중국 민족주의를 불러일으키고 그 분위기로 시진핑 장기 독재의 시황제 체제를 달성한다는 의도로 보인다. 수상 소감에서 한국전쟁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BTS 굿즈 택배 거부까지하고 있는 중국의 졸렬한 쇼비니즘에 그저 황당할 뿐이다.

중국 민족주의를 대마ㅣ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