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얘기를 들으면 그러고도 남을 듯싶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최근의 경제지표와 관련, 산업활동동향 등 주요 지표가 “모두 한 방향으로 경기회복을 가리키고 있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경제지표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1.9%로 ‘플러스’를 나타냈고,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은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리플 증가’라고 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새 12.2포인트 급등했다.
그렇지만, ‘함정’이 있다. ‘기저효과’라는 함정이다. ‘수치’가 좋아진 것은 그동안의 경제 악화에 따는 상대적인 것이라는 얘기다.
경제성장률의 경우, 앞 분기에 비해서는 ‘플러스’를 나타냈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마이너스 1.3%’였다. 작년 3분기에도 경제가 나빴는데 올해 3분기에는 이보다도 더 나쁘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경기회복’이다.
민간의 통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상위 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10월의 84.6보다 14.9포인트 상승한 99.5를 나타냈다.
‘수치’는 이렇게 높아졌지만,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BSI는 기준치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인데, 11월 전망은 아직도 “글쎄”라는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는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1초에 한 명’씩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경제의 주름살이 펴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정부는 “한 방향 경기회복”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