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상은 기업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기업에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도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삼성처럼 큰 회사에서 스카우트한 임원이 중소기업에서 개혁을 추진할 때도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사장은 스카우트한 임원을 내보낼 것인지? 반발하는 구성원들을 내보낼 것인지 고민한다. 물론 처음에는 반발하는 몇몇 구성원들을 내보내면서 개혁을 추진하겠지만 많은 구성원이 집단으로 반발하면 사장은 새로 영입한 임원을 내보낼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라서 사람 뽑기가 쉽지 않다. 사람이 나간다는 것은 중소기업 사장의 입장에선 매우 큰 문제다. 실제로 이런 주제로 코칭을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조직에 대한 기업문화나 사람에 대한 존경심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조직이 생존했다는 것은 다른 말로 장점이 있다는 말이다. 이런 장점을 무시할 때 사람들은 개혁에 대해 집단 반발한다. 물론 이들의 장점이라는 것이 큰 회사에서 온 임원에게는 미미하게 보일 수도 있다. 큰 회사 직원처럼 구성원들이 똑똑하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칭찬보다는 비난이나 질책이 많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비난이 계속되고 자신의 능력으로 해낼 수 없는 지시를 하게 되면 결국 구성원들이 나가기 시작한다. 한두 명이 나가면 그것으로 끝나겠지만, 많은 사람이 나가면 사장은 임원을 내보내는 것도 고민하게 된다.
정복당한 나라나 민족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들이 단점만 질책하면 어느 순간 집단적인 저항으로 폭발한다. 독립운동은 이렇게 시작된다. 일본이나 중국의 침략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이것이다. 리더는 이런 점을 참작해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개혁이 필요하다고 해서 핵심가치나 경영이념 같은 기존의 기업문화를 완전히 무시하면서 개혁을 추진하면 실패한다. 물론 핵심가치나 경영이념을 새로운 환경에 맞게 재해석할 필요는 있다.
“변화하지 않아도 좋다. 단 뒷다리만 잡지 말라!” 얼마 전 작고하신 이건희 회장의 이 말은 변화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말해준다. “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라고 한 CNN의 창시자 테드 터너의 말도 최소한 변화를 방해하지는 말라는 말이다.
변화를 추진할 때는 존 코너가 제시한 변화 관리 방법을 참조해도 좋다. “①위기감을 고조시켜라. ②변화 선도팀을 구성하라. ③올바른 비전을 정립하라. ④참여를 끌어낼 수 있도록 의사소통하라. ⑤권한을 부여하라. ⑥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공을 만들라. ⑦변화 속도를 늦추지 말라. ⑧변화를 정착시켜라.
데이비드 S. 포트럭이 제시한 변화단계도 참조하면 좋다. ①변화에 대한 요구를 높이고 긴박감을 조성하라. ②리더십 팀을 구성하라. ③명확하고 매력적인 미래비전을 개발해서 전달하라. ④알려진 장애물과 알려지지 않은 장애물을 개발하고 전달하라. ⑤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라. ⑥프로젝트 분할과 초기 성공을 통해 추진력을 유지하라. ⑦측정 기준을 정의하고 분석방법을 개발하라. ⑧대규모 팀을 평가하고 모집해 권한을 부여하라. ⑨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파일럿테스트를 하라고 했다.
변화 관리를 추진하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존의 기업문화를 존중하면서 버려야 할 것과 유지해야 할 것, 그리고 새롭게 추진해야 할 것을 함께 찾아서 실천하면서 개혁을 추진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이다. 리더는 변화를 추진할 때, 예상되는 장애물에 대한 제거 방법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결국, 변화 관리의 성공과 실패의 책임은 리더 자신에게 있다는 점이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