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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주린이’의 ‘영끌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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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주린이’의 ‘영끌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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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안 금융증권부장
최근 등장한 신조어 중에 ‘주린이’와 ‘영끌투자’란 말이 있다. 초보 주식투자자를 어린이에 빗대 ‘주린이’란 말을 탄생시켰고 ‘영끌투자’는 영혼까지 끌어 모아 모든 것을 투자한다는 뜻이다. 이런 신조어가 등장한 것은 올해 동학개미, 서학개미 열풍이 불며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그중에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2030 젊은 층이 주식시장에 무차별 유입됐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 출생해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한 세대로 2010년 이후 사회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 상반기 신규 증권계좌 60% 이상이 2030 소유고 이들 세대가 해외주식 투자 열풍을 이끈 ‘서학개미’의 70% 이상을 차지했다는 통계다. 한 취업포털이 직장인 1535명을 대상으로 ‘주식 투자 열풍’에 대해 조사한 결과 67.2%가 ‘올해 주식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는 주식을 시작한지 6개월이 채 안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투자 이유 1위는 ‘자산을 불릴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인 것 같아서’였고 ‘저금리 상황에서 대안 투자책으로’가 바로 뒤를 이었다.
2030 세대가 주식투자에 열광하는 이유는 ‘자산증식’ 때문이다. 저축만으로도 돈을 모을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제로금리 시대 진입했고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저축을 통한 자산증식은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취업절벽과 고용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몇 십년을 벌어도 서울에 집한 채 사기 힘든 세상이다. 이렇다보니 2030 젊은 층들이 불법 다단계사업을 거쳐 가상화폐와 부동산시장에 흡수돼 갭투자에 집중하기도 했다. 동학개미운동의 선두에 선 것도 그들이다. 주식투자는 젊은 세대의 자산 증식에 대한 열망과 일종의 인생역전의 가능성을 열어 준 일종의 ‘로또’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암호화폐 광풍이 ‘가즈아’라는 신조어만 남기고 가라앉은 것처럼 주식시장도 그들에게 호락호락한 운동장이 아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과열양상을 띠고 있는 증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올해 신규 개설 증권계좌의 60%를 차지한 2030은 등락폭이 큰 바이오주와 중소형 테마주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봤다. 2030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20%에 육박하지만 이 같은 양상이 끝까지 이어질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이미 지난 3월 증시 급락 이후 국내 성장주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대부분 높아진 상태로 추가적인 상승을 장담할 수 없으므로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맛본 투자자들이 투자의 기본을 망각한 채 불나방처럼 뛰어든다면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각종 통계에서 우려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시중은행보다 이자 부담이 큰 저축은행 마이너스통장 고객 2명 가운데 1명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는 20대는 1만4천245명으로 전체 2만4997명의 57%에 달했다. 은행대출이 '영끌'의 수단이 돼서는 안된다. 저축은행 마이너스통장 개설은 상대적으로 용이할 수 있지만 금리가 높아 신용불량자가 될 우려가 있다.

주식투자도 꾸준한 연구와 공부를 통해 경제 일원으로서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이유를 말할 수도 있지만 게임이나 도박처럼 오로지 경제적 이득을 위해 무차별 전진하는 것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다. 전문가들은 장기 투자와 학습에 기초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주식은 거래하는 게 아니라 저축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사모아야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영끌투자’ 대열에 합류하는 것은 호구되는 지름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권진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