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서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경고가 특히 주목된다. 파월 의장은 최근 실리콘밸리 인사들과의 ‘베이 에어리어 카운슬’ 에서 " 단기적으로 중대한 하방 리스크가 우려된다" 고 밝혔다. 세계경제에 큰 위기가 오고있다는 것이다. 파월의장은 “사람들이 팬데믹 통제 노력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감염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는 활동으로부터 발을 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걱정된다”면서 “미국에서는 이미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짚었다. 미국 바이오제약 회사인 화이자와 모더나 그리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연이어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상당한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하여 “장기적으로는 틀림없이 좋은 뉴스”라면서도 올 겨울 대유행을 막는 데는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미 “바이러스가 지금 빠르게 퍼지고 있으며 앞으로 몇 달은 매우 힘들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내년에 가서 백신이 나와도 “과거와 같은 경제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그동안 연준을 이끌어오면서도 정치 성향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경제논리에 입각해 과학적 처방을 해왔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런 만큼 올 겨울 커다란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는 그의 경고가 더 실감나게 들린다. 뉴욕증시에서도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 대폭락 경고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와 비트코인 그리고 원달러환율도 극심한 흔들림이 올 수 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뉴욕타임스(NYT) 주최의 딜북 콘퍼런스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2차 확산에 따른 재앙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암시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자산을 많이 팔았다. 엔비디아에 400억 달러에 팔기로 한 반도체 개발회사 ARM 지분,그리고 200억달러의 T모바일 지분 등도 팔았다. 손 회장은 이런 자산 매각을 통해 이미 확보한 현금으로 저평가된 자산을 매수하거나 자사주를 더 사들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의 보유 현금은 현재 800억 달러에 이른다. 결국 경제위기에 대비해 현찰을 늘렸다는 이야기이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이 모두 95% 내외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두 제약사 모두 치명적 약점을 가지고 있어 보편 접종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기대를 갖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70도 이하로 냉동보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유통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모더나는 생산 규모가 매우 적다.
화이자 백신은 보관에 섭씨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유통망이 요구된다. 자힌 CEO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워낙 빨리 개발했기 때문에 더 좋고 안정적인 조건을 만들 수 없었다"고 문제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 상온에서 출하할 수 있는 백신을 제조하고 있다"면서 "내년 하반기에는 다른 어떤 유형의 백신과도 견줄 만한 공법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더나의 백신은 94.5%의 효능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모더나가 규모가 작은 신생기업이라는 점이다. 모더나는 2021년까지 연간 5억~10억 도스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규모를 늘리더라도 현재 연간 13억 도스 생산능력을 보유한 화이자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같은 점을 들어 올 겨울에는 코로나백신의 도움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긴급 대응팀 책임자 마이크 라이언 박사는 "백신이 나오기는 하겠지만 대부분 백신 없이 이번 겨울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