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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글로벌 공룡 구글을 상대하는 ‘국회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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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글로벌 공룡 구글을 상대하는 ‘국회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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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부 민철 차장


구글이 ‘인앱결제’ 강제와 ‘수수료 30%’를 인상키로 하자 여야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쏟아낸 이른바 ‘구글 갑질방지법’이 동력을 잃는 분위기다.
물론 하나의 제도를 규범 짓고, 규제로 인한 사회경제적 파장까지 고려해야 하는터라 신중한 법률 검토는 국회의 의무다. 그러나 지난 9월 구글의 발표 이후 당장이라도 법안을 처리할 것처럼 행동하다가 속도조절을 꺼내든 모습은 쉽사리 납득가지 않는다.

여야 의원들은 지난 9월 하순 구글 발표 이후 두 달 사이 ‘구글 갑질’을 막겠다며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7건을 발의했다. 정치·사회·경제적 이슈에 따라 의원들의 입법 발의는 통상적으로 이뤄진다. 다만 여야 의원들의 신속한 입법 발의에 해당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상정까지라도 일사천리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구글 갑질방지법’이 글로벌 공룡 기업인 구글을 규제하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법안으로, 자칫 국가 망신까지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본격적인 논의의 장이 마련되는 상임위 상정조차 이르지 못한 것은, 야당의 비협조적인 문제를 떠나 그간의 여야 의원들의 말과 행동을 감안하면 그 ‘언행의 가벼움’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구글도 우리 국회를 어떻게 바라볼지 굳이 가늠해보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더욱이 관련 법안 처리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본질적으로 구글 등 거대 기업의 독과점을 제어하고 견제할 할 의지가 있는지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구글의 이번 시행 시기 연기에 어떠한 함의가 담겨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구글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한 국회의 ‘무기력’은 결국 우리 기업과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을 다시금 인식해야 한다. 우리 기업과 국민의 대변자이자 지킴이인 국회가 ‘가벼움’으로 ‘위엄’을 스스로 낮추지 않길 바랄 뿐이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