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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인구 늘리자면서 ‘낙태죄’ 폐지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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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인구 늘리자면서 ‘낙태죄’ 폐지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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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과거, 프로이센은 인구 늘리는데 ‘올인’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저출산․고령화’ 때문이 아니라, 군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프로이센은 4만 명이 채 못 되던 상비군을 8만 명으로 늘리기 위해 지원병제도를 ‘징병제’로 고쳤다. 병력은 갑절로 늘었지만, 군인 숫자는 턱없이 부족했다.
프로이센은 궁여지책으로 젊은이들을 ‘강제로’ 끌어들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징병관’을 전국에 파견, 술집이나 교회 등을 집중적으로 돌도록 했다.

징병관은 체격이 괜찮거나, 완력이 좀 있어 보이는 젊은이를 발견하면 다짜고짜 곤봉으로 때려눕혔다. 그리고 나가떨어진 젊은이를 강제로 군에 입대시킨 것이다. 국가가 대놓고 ‘납치’ 행위를 한 것이다.
프로이센은 그러면서 과감한 ‘인구정책’을 폈다.

임금의 명령으로 “60세 이하의 남성은 앞으로 10년 동안 수도원에 들어갈 수 없다”고 선언했다. “모든 남성은 아내를 두 명씩 갖도록 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이른바 ‘애욕의 범죄’에 대한 모든 규제도 철폐했다. 축첩은 물론이고, 근친상간, 강간, 처녀 능욕까지 형벌의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또, 젊은 여성이 교회에서 ‘간음죄’를 참회하는 것도 금지했다. 그 품행을 불량하다고 비난하는 것도 금지하도록 했다. '중혼‘을 법으로 인정했다. ‘풍기문란’이라는 따위의 말은 ‘사라진 용어’가 되고 말았다.

그러면서 ‘낙태에 대한 형벌’도 폐지했다. ‘낙태죄’를 없애면 낙태가 합법적으로 이루어지고, 그럴 경우 ‘인구 증가’와는 반대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 명분이 다소 희한했다. 낙태를 하는 것은 임신할 정도로 출산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은 낙태를 하더라도 앞으로 ‘수태’를 할 능력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얘기였다.

이런 조치들은 한 가지를 ‘덤’으로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소위 ‘성매매 여성’의 존재 이유까지 없어지도록 만든 것이다.

어쨌거나, 이후 프로이센의 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했다. 늘어난 남성은 ‘병역’에 종사할 수 있었고, 여성은 ‘직물산업’을 반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 결과, 프로이센은 경제력까지 탄탄해져서 근대 유럽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다.

정부가 발표한 ‘제 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 소식을 접하면서 뒤져보는 프로이센의 ‘과거사’다.

프로이센은 이런 방법으로 인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었는데, 우리는 ‘돈’으로 인구를 늘리려 하고 있다. 2025년까지 투입하겠다는 예산이 무려 196조 원이나 되고 있다.

‘아이=돈’이라는 자료는 10년쯤 전에도 있었다. 2009년 말, 당시의 보건복지가족부가 아이 한 명이 평생 12억2000만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15명의 고용유발효과를 낸다는 자료를 낸 것이다. 그랬지만, 인구는 늘어나지 못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