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대낮에 쫓겨나면 ‘명태’라고 했다. 추운 겨울에 쫓겨나면 ‘동태’, 퇴직금 없이 쫓겨나면 ‘생태’다. 잘못도 없이 황당하게 쫓겨나면 ‘황태’, 여러 사람과 같이 엮여서 쫓겨나면 ‘굴비’다.
이 구조조정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특별퇴직’이라는 용어도 나오고 있다. 어떤 은행이 만 40세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했다.
2년쯤 전,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월급쟁이 547명을 대상으로 ‘체감 퇴직 연령’을 설문한 결과 이들이 예상하는 퇴직 연령은 평균 50.9세로 나타났다고 했다. 남성이 51.7세, 여성은 49.8세였다. 여성이 느끼는 퇴직 연령이 남성보다 빨랐다.
정부의 ‘정년연장’은 무색해지고 있다. ‘정년’이 아닌 ‘준정년’에 퇴직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구조조정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얼마 전, 취업포털 사람인이 43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27%가 구조조정을 실시했거나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었다.
그 이유는 69.7%가 ‘코로나19로 경영 상황이 악화되어서’라고 했다. 그러니까 ‘코로나19 구조조정’인 셈이다.
구조조정을 대기업이 더 많이 했다는 조사도 있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711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조사에 따르면, 24.7%가 올해 구조조정을 했는데, 대기업은 46.2%로 그 비율이 훨씬 높았다. 중견기업 27.7%, 중소기업 22.9% 순이었다.
올해는 그럭저럭 지나갔다고 해도, 내년이 걱정이다. 내년에도 고용 사정이 호전될 전망은 ‘별로’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1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1년 기업 경영 전망’에 따르면 내년 경영 계획을 수립한 기업 가운데 49.2%가 ‘긴축경영’을 하겠다고 했다. 38.7%는 아예 ‘경영 계획 초안’도 수립하지 목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긴축을 하면서 고용을 늘릴 재간은 희박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축소하겠다는 기업이 65.4%에 달했다. ‘올해 수준’은 28.5%, ‘확대’는 6.2%에 불과했다.
또 다른 조사도 있었다. 사람인이 244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이들 가운데 50.4%는 ‘내년 고용 계획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었다.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크고, 코로나19가 진정될 기미가 안보이면서 경기 회복이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부가 발표한 ‘2021 경제정책’에서는 내년 일자리 증가폭을 15만 명으로 잡고 있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만 명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5만 명 늘려 잡은 것이다. 하지만 15만 명이 늘어난다고 해도, 올해 일자리 예상 감소폭 22만 명을 고려하면 작년인 2019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데도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코로나19에 사태에 따른 우리나라의 ‘고용 충격’이 선진국보다는 양호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11월 취업자가 1% 줄었는데, 독일은 10월에 1.3%, 일본 1.4%, 영국 2.6%, 미국은 6%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