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도 밤 9시 이후에는 ‘입장금지’다. 교회의 성탄절 예배도 ‘비대면’이다.
우리나라뿐일 수 없다.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에서 실종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매일 평균 21만7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0.4초마다 새로운 감염자가 나왔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 “채 1년이 못되는 기간에 어지간한 중소도시 인구 전체가 사라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오죽했으면, 미국에서는 살 수 있는 환자만 치료하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백신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다. 백신을 접종한 간호사가 실신하는 모습이 TV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이래가지고는 ‘솔선수범 접종’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크리스마스는 종교적인 이유로 서양에서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영국에서는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걱정이 나오고 있었다. 영국 정부에 코로나19 대응을 조언하는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의 존 애드먼즈 교수는 “이대로라면 친구와 가족들과 축하하는 크리스마스는 극도로 희망적인 생각”이라고 이미 내다본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한 달여쯤 전 “우리의 겨울이 어떻게 될지, 우리의 크리스마스가 어떻게 될지는 앞으로 며칠, 그리고 몇 주 안에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코로나19를 잡아야 ‘메리 크리스마스’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렇지만, 코로나19는 잡혀주지 않았다. 오히려 더 교활해졌다. 인간을 아예 잡아버릴 작정으로 스스로 ‘변종 바이러스’로 진화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더욱 비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엔데믹(endemic)’이 될 것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적도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블루 크리스마스’로 끝나면서, 연말도 연시도 기대하기 어렵게 생겼다. 이달 초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성인 12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6%는 ‘송년회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있다’는 응답은 24.9%에 불과했다. ‘특별방역 강화조치’ 때문에 그마저 줄어들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