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에는 “주가지수가 3000 포인트에 오르고, 임기 5년 내에 제대로 되면 5000 포인트까지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대통령의 전망은 ‘희망사항’이 되고 말았다. 주가지수인 코스피는 2021년이 되어서야 달성 가능성이 보이는 숫자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주가를 언급했다.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주가 상승세도 경제의 희망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라며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주가 3000 시대’ 개막에 대한 희망적 전망까지 나온다”고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벤처기업이 주식시장의 떠오르는 주역이 된 것이 고무적”이라며 “제2 벤처붐 확산은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작년 말 코스피는 역대 최고인 2873.47로 3000 포인트에 접근했다. 1년 동안 30.8%나 올랐다.
여러 증권회사들은 올해 코스피가 3000 포인트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중에는 3300 포인트를 예상하는 증권회사도 있다. 3000 포인트보다 10%나 더 높게 내다본 것이다. 국내 증권회사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3200 포인트를 전망하기도 했다.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0 포인트를 넘었던 지난 1989년, 증권회사들은 ‘카운트다운’을 하기도 했다. 주가지수가 연일 치솟으며 1000 포인트 ‘초읽기’에 들어가자 일제히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기다린 것이다.
객장에 ‘샴페인’을 준비해놓은 증권회사도 여럿이었다. 1000 포인트를 돌파하는 순간 터뜨리고 투자자들과 함께 ‘샴페인 파티’를 하며 자축할 생각이었다.
올해도 코스피가 만약에 3000 포인트에 접근하면 그런 일이 아마도 재연될 것이다. ‘동학개미의 힘’을 보면 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1989년의 증권시장은 투자자들에게 ‘악몽’이기도 했다. 1000 포인트를 넘었던 주가지수가 바닥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추락을 거듭한 것이다. 당시에는 ‘빚투’라는 용어가 없었지만, 빚을 내서 주식을 사들였던 투자자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었다.
결국 그해 12월 정부는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 주식을 무제한 사들이겠다는 증시 부양책을 내놓아야 했다. 이른바 ‘12‧12 대책’이었다.
그렇지만 주가는 올라주지 않았다. ‘12‧12 대책’의 후유증으로 3개 투자신탁회사는 문을 닫아야 하는 사태까지 벌어져야 했다. 투자자들은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격언’을 새삼스럽게 느껴야 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